[정명의기자] 정든 팀을 떠나야 하는 FA 보상선수. 그러나 꼭 서운한 일만은 아니다. 새로운 기회를 잡고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이원석이 '보상선수 성공 신화'를 써냈다. 이원석은 지난 21일 삼성과 4년 총액 27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보상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새둥지를 튼 것이 FA 대박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원석은 지난 2005년 롯데에 입단해 2008년까지 뛰었다. 유망주에 머물던 이원석에게는 2009년을 앞두고 홍성흔의 FA 이적이 기회로 작용했다. FA 홍성흔을 롯데에 내준 두산이 보상선수로 이원석을 데려갔고, 이원석은 두산에서 기량이 무르익어갔다.
2014년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한 이원석은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채 그대로 상무에 입대했다. 그리고 올 시즌 제대, 두산에 합류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본 뒤 FA 신청을 했다. 그러자 삼성이 섭섭치 않은 조건을 제시하며 이원석을 품에 안았다.
사실 보상선수 출신으로 FA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팀에서 입지가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원석의 경우 유망주 시절 팀을 옮겼기 때문에 FA 자격을 얻는 동안 기량을 쌓으며 대박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보상선수 출신으로 FA 계약을 맺은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원석만큼의 큰 계약은 아니었다. 대부분 베테랑으로 즉시 전력감이라는 차원에서 보상선수 지명을 받아 팀을 옮긴 뒤, 몇 년 더 활약을 펼쳐 FA 자격을 얻은 케이스다.
첫 번째 사례는 조규제. 2002년 FA 박경완이 현대에서 SK로 3년 19억원에 팀을 옮기자 현대가 그 보상선수로 조규제를 선택했다. 조규제는 2003년 한 시즌만 현대에서 보낸 뒤 FA 자격을 얻어 2004년부터 KIA에서 뛰었다. 이적 조건은 2년 4억5천만원이었다.
신동주가 두 번째 사례다. 신동주는 2003년 마해영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팀을 옮겼다. 마해영은 4년 28억원의 조건에 삼성에서 KIA로 이적을 했고, 신동주는 친정팀 삼성의 지목을 받았다. 그리고 신동주는 이듬해 2004년 FA 자격을 획득, 삼성과 3년 4억9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승호도 보상선수로 이적해 FA 계약을 맺었다. 2008년 이진영이 SK에서 LG로 팀을 옮겼다. 조건은 1년 3억6천만원. 당시는 FA의 다년계약을 인정하지 않던 시기였다. 이진영을 LG에 내준 SK는 이승호를 보상선수로 영입해 전력 공백을 메웠다. 이승호는 3년 간 SK에서 활약하다 2011년 FA 자격을 얻어 2년 2억원에 SK 잔류를 선택했다.
김승회도 보상선수 출신으로 FA 자격을 얻은 케이스. 김승회는 2012년 홍성흔(롯데→두산), 2015년 윤길현(SK→롯데)의 FA 이적에 따라 두 번이나 보상선수로 팀을 옮겼다. 그런 김승회에게는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이 주어졌지만, 김승회는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현재 김승회는 SK에서 방출된 상태다.

결국 아직까지는 이원석 외에 보상선수 출신으로 FA 대박을 터뜨린 경우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조규제, 신동주, 이승호의 경우 선수 생활의 황혼기 때 FA 계약을 맺었고 김승회는 소중한 권리도 행사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임정우(2011년 조인성 LG→SK 이적 보상선수), 한승택(2013년 이용규 KIA→한화 이적 보상선수) 등 이원석의 뒤를 이을 주자들도 있다.
한편 보상선수 성공 사례인 이원석에 대한 보상 절차는 곧 진행될 예정이다. 이원석을 영입한 삼성은 오는 25일까지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이원석의 원 소속구단 두산에 제출해야 한다. 두산은 28일까지 보상선수를 선택하면 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