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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살의 첫 FA' 봉중근, LG에 남고 싶은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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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측과 총 4차례 만남, 계약기간 이견…"연락 기다리는 중"

[정명의기자] "최고참으로서 우승에 밑거름이 되고 싶다."

FA 자격을 얻은 봉중근(36)이 LG 트윈스에 남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과연 봉중근은 내년 시즌에도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봉중근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신일고를 중퇴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KBO리그에 복귀해 줄곧 LG 한 팀에서 뛰고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2011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2012년부터는 마무리로 뒷문을 굳건히 지켰다.

LG가 2013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것은 봉중근을 빼고 설명하기 어렵다. 봉중근이 팀의 고질병이던 뒷문 불안을 해결하지 못했다면 LG의 암흑기는 더 길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간 109세이브를 올린 봉중근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서 처음으로 FA 자격을 획득한 봉중근은 현재 원 소속팀 LG와 협상 중이다. 이미 만남은 충분히 가졌다. 21일 저녁 연락이 닿은 봉중근은 "단장님과 2번, 운영팀장님과도 2번 만났다"며 "지금은 구단 쪽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봉중근과 LG 구단은 계약기간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30대 중반의 나이인 봉중근은 최대한 긴 기간을 보장받고 싶어한다. 반대로 LG는 나이에 따른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단기 계약을 원한다. 그 간극을 좁히는 것이 협상의 관건이다.

봉중근은 "처음엔 단장님 반응이 긍정적이셨는데, 기간을 많이 줄이신 것 같다"며 다소 아쉬움을 표한 뒤 "(조건을) 다 오픈하라고 해서 오픈했는데, 아직 대답이 없으시다. 구단 입장에서는 (우)규민이도 잡아야 되고,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서 그냥 기다리고 있다"고 구단 측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접촉해오는 타구단도 있었다. 그러나 봉중근은 LG에 남고 싶은 마음에 일단 타구단과의 협상은 이어가지 않았다. 비슷한 조건이면 LG에 남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봉중근의 생각이다.

봉중근은 "(LG와) 계약기간으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중"이라며 "금액은 구단에서 고민되지 않을 정도를 제시했다. 지금은 내가 먼저 연락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구단에서 연락이 오면 그 때 다시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봉중근에게는 의미있는 FA 자격이기도 하다. 해외진출로 인해 한국나이 37살이 돼서야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기 때문. 같은 팀의 동갑내기 정성훈이 벌써 3번째 FA 권리를 행사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최근 정현욱(38)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봉중근은 LG 내 투수조 최고참이 됐다. 아직 LG에서 내년 시즌을 맞을 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봉중근은 맏형으로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승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 봉중근의 소망이다.

만약 LG와 계약이 된다면, 봉중근은 궂은 일을 도맡을 각오다. 그는 "선발로 10승 씩도 해봤고, 마무리로 100세이브도 달성했다. 해볼 것은 다 해봤다"며 "내년엔 불펜 좌완 요원으로 준비할 생각이다. 선발 쪽에 구멍이 나면 그걸 메울 수도 있고, 불펜에서는 롱맨 역할도 가능하다"고 의지를 보였다.

LG 유니폼을 입고 벌써 10번의 시즌을 치른 봉중근이다. 그 사이 선발 에이스, 마무리 등 팀 마운드의 핵심으로 역할을 다했다. 지난해와 올 시즌 부진이 아쉬울 뿐. 봉중근은 "(이)동현이가 한 말이지만, 나도 인대를 바친 팀이 LG"라고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도 여전하다. 봉중근은 "오히려 올해 많이 안 던져서 휴식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작년까지는 죽어라고 던졌는데"라며 너털웃음을 지은 뒤 "올해는 팀에 많은 도움이 못됐지만, 내년에는 우승의 밑거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외진출을 노리는 대어급 FA 선수들 사이에서 봉중근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그동안 쌓은 경력 면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봉중근이다.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마당쇠 역할을 자청한 봉중근이 LG의 부름을 기다린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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