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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아산 프로축구팀 창단, 윈-윈 효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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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구단-경찰 축구단으로 시작, 확실한 청사진을 보여줘야

[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가 2017년 24개 구단 체제로 운영된다. 경기도 안산시와 충청남도 아산시를 연고로 두 개의 구단이 생긴다.

안산시 제종길 시장과 아산시 복기왕 시장은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축구단 창단 발표와 함께 창단 의향서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공식 제출했다.

안산은 시민구단 창단을 준비한다.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의 전통 강호 울산 현대미포조선을 인수해 창단하는 방식이다. 2013년 FC안양이 고양 KB국민은행 구단을 흡수해 재창단하고 챌린지에서 출발한 것과 유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시민구단 창단을 모색하던 청주시와 협상을 하다가 난관에 부딪혔다. 이후 안산과 두 달 전 양해각서(MOU)를 조용히 체결하며 시민구단 전환을 준비했다. 모기업이 전세계적인 조선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구단 존립 자체가 어려웠는데 시민구단 창단을 노리던 안산과 서로 윈-윈 하게 된 셈이다.

또, 같은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스포츠 법인 울산 현대가 이미 클래식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고려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동일 연고지에서 모기업이 같은 프로팀이 같은 리그에서 뛰는 것은 승부조작 등 위험성이 있어 운영 불가를 권고했는데 안산 시민구단으로 인해 이런 문제의 해결이 쉬웠다.

아산은 안산과 올해로 연고지 협약이 만료되는 경찰 축구단을 받아들였다. 선수단을 관리하는 경찰대학이 용인에서 아산으로 이전하면서 상황이 맞아떨어졌다.

과거 시민구단 창단을 위해 머리를 굴렸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던 아산에는 경찰 축구단을 활용하게게 된 것 자체가 희소식이다. 군경 축구팀과 연고지 협약을 맺었던 광주광역시나 안산시가 시민구단으로 창단하는 동력을 얻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로써 충남에도 프로축구팀이 생기면서 K리그의 진정한 전국화가 이루어졌다.

아산이 스포츠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서울로 이동하기에 앞서 임시 연고지로 활용했고 올해 여자프로농구 통합 4연속 우승에 빛나는 춘천 우리은행과 연고지 협약을 맺었다. 홈구장 이순신 체육관 대관료는 시 조례에 따라 최대 100원으로 정했을 정도로 프로구단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두 도시의 적극성으로 K리그는 클래식 12구단, 챌린지 12구단으로 짝수 체제가 완성됐다. 챌린지가 11구단의 기형적인 홀수 구성으로 한 구단이 라운드마다 돌아가며 휴식을 취했던 일은 내년부터 사라진다.

동시에 대한축구협회가 추진 중인 1~6부리그 승강 시스템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0팀으로 운영 중인 내셔널리그의 정체성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었던 상황에서 미포조선의 첫 이동으로 다른 구단의 대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통합 승강 시스템 도입을 외친 정몽규 회장의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생활 축구까지 연계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셔널리그가 가장 애매했는데 일단 통합의 물꼬를 튼 것은 확실하다"라고 설명했다.

미포조선 외에도 용인시청 역시 용인시에서 시민구단 전환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축구센터를 기반으로 선수 수급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는 챌린지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타 구단의 반대로 내셔널리그에 머물러 있었지만, 미포조선이 리그에서 빠지게 되면서 이제는 적극 행보가 가능해졌다.

현재는 창단 추진을 접었지만, 경상북도 안동이나 구미 역시 여전히 K리그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해체를 앞둔 고교 축구 명문 안동고의 도시 안동시의 경우 과거 김재하 전 대구FC 단장을 통해 꾸준히 시민구단 창단 작업을 공부한 바 있다. 구미도 시민구단 창단을 모색하다 포기했던 전례가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안산은 시 조례 개정을 통해 시민구단 창단 지원을 모색하는 등 방법을 강구 중이지만 개정안을 통과시켜줘야 할 시의회가 공전 중이다. 설득과 이해가 필요한데다 재원 마련 방안을 좀 더 구체화 해야 한다. 적은 비용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노력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제 시장의 구상이지만 이미 자본잠식이 된 선배 시도민구단의 전례를 피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차후에라도 보여줘야 한다.

아산도 경찰 축구단 이후에 대한 비전을 수립해 알릴 필요가 있다. 경찰 축구단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 이후 시도민구단 창단 의지가 있는지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시도민들에게 건전한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명분을 쌓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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