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정말 다행이에요."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20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상주 상무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잠시 긴장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17일 성남FC와의 20라운드에서 김현에게 역대 두 번째 장거리 슈팅 실점을 하는 등 1-2로 패하면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상주전 승리로 되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나탄이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것이 반갑다. 서 감독은 약간 흥분된 목소리로 "자기도 (골에 대한) 부담이 컸을텐데 첫 골을 넣었으니 이제 괜찮아 질 것 같다. 골잡이는 한 번 감을 잡으면 자신있게 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조나탄은 지난 2일 울산 현대 원정에서 K리그 클래식 데뷔전을 치렀다. 2014~2015년 챌린지(2부리그) 대구FC에서 뛰며 68경기 40골 8도움의 좋은 활약을 했기에 그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수원 최전방 공격진이 약화된 가운데 조나탄이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팬들의 강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울산전에서는 몸이 따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울산의 장신 공격수 멘디가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수원을 2-1로 쓰러트렸다. 조나탄의 부진과 비교가 됐던 것. 이후 수원FC, 성남FC전에서도 조나탄이 침묵하자 그의 기량에 의구심을 갖는 성급한 팬 반응까지 나왔다.
서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조나탄을 믿었다. 한 번 골이 터지면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출전 기회를 줬다. 결국 조나탄은 상주전 전반 2분 산토스가 연결한 볼을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브라질 콤비의 합작골이었다.
해결사가 등장하면서 수원의 공격 조합에 다양성도 생겼다. 조동건, 김건희 중앙 공격 자원을 중심으로 공격 2선에 산토스, 고차원, 이상호, 염기훈 등을 적절하게 배치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종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뛰어난 활약을 해주면서 박현범이 좀 더 앞으로 전진하고 부상에서 복귀한 이용래도 활용할 수 있게 돼 공격으로의 연계가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나탄의 골이 터짐과 동시에 수원은 올 시즌 세 번째 무실점 승리 경기도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1-0 승리였다. 올 시즌 수원이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 감독은 "특정 시간만 되면 선수들이 실점을 할까 심리적으로 쫓기는 경향이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상주전에서 무실점을 해내면서 일단 조바심에서 벗어났다. 선수들끼리의 믿음도 좋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30대 노장 트리오 곽희주, 이정수, 조원희의 소리 없는 희생 리더십도 팀을 즐겁게 하고 있다.
수원 선수단은 상주전이 끝난 뒤 화성 클럽하우스로 복귀하지 않고 23일 전남 드래곤즈 원정 경기를 위해 광양으로 내려갔다. 컨디션 유지를 위한 조치다. 21일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대의원 자격으로 투표를 하는 서 감독만 홀로 상경했다. 서 감독은 팀의 좋은 흐름 유지를 위해 전남전도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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