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해외 원정도박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도 전에 또 다른 추문에 휩싸였다. 이번엔 혐의의 정도가 더욱 나쁘다. 안지만(33, 삼성 라이온즈)이 불법 인터넷도박 사이트 개설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삼성과 두산이 맞붙은 20일 잠실구장. 경기 직전 안지만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대구발 보도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삼성 구단 관계자들은 쉼없이 이어지는 취재진의 전화문의에 응대하느라 진땀을 뻘뻘 흘렸다. 삼성 측에 따르면 구단은 관련 사실을 며칠 전 인지했다고 한다.
최근 검찰 조사를 받고 온 안지만이 관련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 삼성 관계자는 "안지만은 지인이 불법도박사이트가 아닌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개설한다는 말을 듣고 돈을 빌려줬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아는 건 이것이 전부"라고 전했다.
안지만의 결백이 사실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안지만은 이미 '불법', '도박' 이라는 단어와 음산하게 연결돼 있다. 뚜렷한 물증이 나오지 않아 당국의 처벌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동료 임창용은 1천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으면서 형사처벌됐다. 그는 지난해 삼성에서 방출된 뒤 올해 고향 연고팀 KIA 타이거즈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삼성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와 박석민(NC), 나바로(지바 롯데) 등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크게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윤성환, 안지만의 원정도박 혐의로 팀 분위기가 크게 흐트러진 것도 부진의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지난 4월초 조용히 1군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평소 기량에 못미치는 성적에 그치고 있다. 특히 마무리로 기대를 모은 안지만은 시즌 31경기에서 2승5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5.79 만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지만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는 선수생명에 치명타를 맞게 된다. 이미 도박 파문으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은 구단은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삼성은 지난 2014년 9월4일 만취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외야수 정형식을 임의탈퇴 조치한 뒤 아직 징계를 풀지 않았다. 지난해 원정도박 혐의가 입증된 임창용과는 '조건없는 방출'로 깨끗이 결별했다.
삼성 구단도 이번에는 '구렁이 담넘듯' 그냥 넘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뒤 구단의 '독자생존'이 화두가 된 상태다. 예전과 크게 달라진 환경 탓에 구단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커진 상황에서 또 한 번 '선수 관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만의 하나 안지만이 형사처벌될 경우 삼성은 여론의 큰 지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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