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언제든 불러만 달라.' 넥센 히어로즈 투수 마정길의 올 시즌 모토다.
마정길은 넥센 선수단을 통틀어 이정훈(투수)에 이어 두 번째로 고참이다. 나이와 프로 경력을 따져도 그렇다.
이정훈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아직 1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1군 기준으로만 따진다면 마정길이 가장 맏형인 셈이다.
마정길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계약기간 2년에 총액 6억2천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넥센에 남았다.
마정길의 계약 규모는 다른 FA 동기들과 차이가 있다. 마정길 자신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넥센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더 할 수 있다는 것에는 만족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개막 이후 23일 현재 13경기에 나와 11이닝을 소화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길게 던지는 편은 아니다. 넥센의 다른 중간계투들과 견줘 등판 횟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이보근(20경기) 김상수(17경기) 김택형(16경기)이 마정길보다 많은 경기수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정길의 쓰임새가 줄어든 건 아니다.
넥센 중간계투진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변화가 많다. '필승조' 임무를 든든하게 맡아줬던 한현희와 조상우가 모두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전력에서 빠졌다. 이보근, 김상수, 김택형 등이 이들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마정길은 굳이 역할을 구분하자면 필승조에 속하지는 않는다.
그는 "추격조이건 필승조건 내겐 크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등판 지시가 떨어지면 마운드에 올라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얘기했다.
마정길은 넥센 중간계투진에서 유일한 옆구리 유형 투수다. 그래서 더 희소가치가 있다. 프로 15년차 시즌을 맞은 그에게는 등판하는 일 자체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무대가 된다.
마정길은 "체력적으로 아직 자신이 있다"고 웃었다. 그는 "손혁 투수코치님이나 박승민 불펜코치께서 그 부분을 잘 배려해주고 있다. 연투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원승으로 2승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개인기록에서 마정길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건 따로 있다, 바로 볼넷 허용 개수다.
그는 "올 시즌 목표를 볼넷 10개 허용으로 뒀다"고 했다. 마정길은 "타자와 승부에서 도망가지 않고 공격적인 투구를 하기 위한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마정길은 23일까지 등판한 경기에서 볼넷 4개를 내줬다.
마정길이 올 시즌 팀 불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면 이보근, 김상수, 김택형 등의 기량 발전에도 도움을 충분히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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