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롯데가 홈에서의 스윕패 위기를 벗어나면서 두산의 9연승을 저지했다. 첫 선발 등판한 박진형의 깜짝 호투가 빛났다.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즌 6차전에서 박진형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김문호-최준석(2개)의 홈런포를 앞세워 10-4 승리를 거뒀다. 이번 두산과 3연전을 2패 뒤 1승으로 마감한 롯데는 미뤄뒀던 시즌 20승(23패) 고지를 밟았다.
8연승을 내달려온 두산의 거침없던 독주가 롯데의 강력한 저항에 의해 일단 제동이 걸렸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를 선발로 내고도 대패를 당한 것이 씁쓸했다. 니퍼트는 3.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7승(1패)을 거두고 있던 니퍼트와 데뷔 첫 선발 등판한 박진형. 양 팀 선발투수의 무게감을 놓고 볼 때 두산의 연승 기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야구는 역시 아무도 모르는 것. 롯데 타선이 니퍼트를 흠씬 두들긴 반면 박진형은 뜨겁게 달궈졌던 두산 타선을 차갑게 식히며 무실점 봉쇄했다.
3회까지는 두 팀 모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0-0으로 맞섰다. 균형이 깨진 것은 4회말 롯데 공격에서. 롯데의 몰아치기가 나왔다.
선두타자 김상호의 안타와 강민호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이여상이 중월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정훈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실점하면서 니퍼트가 흔들렸고, 롯데 타자들이 이런 점을 놓치지 않고 몰아붙였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김문호가 니퍼트로부터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터뜨렸다. 고개를 떨군 니퍼트는 힘이 빠졌고, 다음타자 최준석마저 우월 솔로홈런을 작렬시켰다.
4회말에만 대거 7점을 뽑아내며 니퍼트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림으로써 롯데는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5회말에도 바뀐 투수 홍영현을 상대로 아두치와 정훈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2점을 추가, 9-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일찍 결정지었다.
두산이 7회초 박건우의 투런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하고 8회초에도 에반스의 적시 2루타로 3-9로 따라붙었다. 그러자 8회말 최준석이 승리를 확인하는 쐐기 솔로홈런을 작렬시켰다. 홈런 두 방을 때려낸 최준석은 시즌 10호, 11호를 기록했다.
두산은 9회초에도 최주환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뽑아내 끝까지 저력은 보여줬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가 너무 컸다.
롯데의 승리로 향하는 발판은 신예 투수 박진형이 놓았다. 프로 3년차이지만 지난해까지 1군 한 경기 등판이 전부였고 올 시즌에도 13경기에 중간계투로만 나왔던 박진형이 이날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첫 선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박진형은 1위팀 두산 타선과 당당히 맞섰다. 1회초 2사 1, 2루에서 양의지를 3루 땅볼로 잡고 첫 위기를 넘겼다. 3회초 2사 만루에서는 다시 양의지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4회초 1사 3루에서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 김재호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장면에서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팀 타선이 4회말 대거 7점을 뽑아주자 어깨가 가벼워진 박진형은 5회초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5회까지만 던진 박진형은 2안타 3볼넷을 내주고 삼진 2개를 잡아내면서 무실점 역투했다.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투구 내용이었고 상대 에이스 니퍼트를 압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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