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팀 색깔이 지난 시즌과 견줘 많이 달라졌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유한준(kt 위즈) 등이 빠진 타선도 그렇지만 마운드도 새로운 얼굴이 많다.
넥센은 지난 17일 안방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5-3으로 이겨 4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등 계기를 만들었다.
19승 1무 17패로 4위를 유지하며 두산 베어스(25승 1무 11패), SK 와이번스(21승 17패)에 이어 올 시즌 KBO리그 세 번째로 20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팀 색깔과 선수 구성이 바뀌었지만 하위권으로 처질 것이라는 시즌 전 예상과 달리 순항중이다.
신재영, 박주현 등 '영건'들이 선발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면 마운드 허리에서는 이보근이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넥센은 지난 시즌 탄탄한 불펜 전력을 구축했다. 한현희와 조상우가 필승조를 꾸렸고 뒷문을 손승락이 지켰다. 그런데 올 시즌 큰 변화가 있었다.
손승락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한현희와 조상우는 부상으로 인한 수술로 팀 전력에서 빠졌다. 마운드가 무척 헐거워진 느낌이지만 시즌 초반 잘 버티고 있다. 이보근이 필승조의 중심을 잡아주고 새 마무리투수 김세현이 뒷문을 잘 지켜준 덕분이다.
이보근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느라 지난 두 시즌 동안 팀을 떠나 있었다. 소잡해제 후 팀에 복귀해 올 시즌을 준비했다.
이보근은 "마운드에서 역할을 맡는 것으로도 행복하다"고 웃었다. 그는 17일 기준으로 18경기에 등판했다. 2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5.51을 기록하고 있다.
넥센 마운드는 팀 홀드 부문에서 21개로 롯데(27개)에 이어 2위에 올라있는데 이보근의 힘이 크다. 그는 이미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 홀드를 넘어섰다.
그전 까지는 2011시즌 기록한 5홀드가 개인 최다였다. 이보근은 "숫자에는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홀드를 올리지 못하더라도 팀이 승리를 하는데 힘이 됐으면 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좀 힘든 시기도 있었다"며 "이제는 조금씩 적응하고 있어서 괜찮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팀을 떠나 있는 동안 공을 던질 시간이 부족했다. 복귀 후 다시 정상적인 구위를 되찾으려면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보근은 "시즌 초반 자주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부담도 좀 됐었고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다"고 했다. 중간계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이보근은 "앞서 두 차례 등판에서 내 역할을 못했다"며 "마무리로 나오고 있는 김세현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보근은 지난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맞대결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주자를 내보내고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김세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넥센은 당시 두산에게 3-5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보근이 내보낸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팀 패배의 빌미를 이보근이 제공한 셈이다. 그는 "시즌을 치르는 동안 좋지 않을 때도 있긴 하겠지만 이런 경기를 최대한 줄이는게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현희와 조상우가 필승조로 나올 때와 견줘 묵직한 힘은 없지만 이보근에게는 프로 12년차라는 관록이 있다. 그가 올 시즌 넥센 불펜진 중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보근은 17일 NC전에서는 등판하지 않고 불펜에서 대기했다. 연패를 끊은 넥센은 18일 NC를 상대로 2연승 도전에 나선다. 이보근도 등판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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