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배구연맹(KOVO)이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의 남자부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앞두고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2일 3차전 3세트 13-13 상황에서 나온 비디오판독과 재심 요청 과정에서 일어난 논란 때문이다.
당시 문성민(현대캐피탈)이 후위 공격을 시도한 공을 곽명우(OK저축은행)가 디그로 받았다. 공이 현대캐피탈쪽 코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네트 반대편 코트 전위에 있던 신영석(현대캐피탈)이 한손으로 공을 건드렸고 공은 다시 OK저축은행 코트 빈자리로 떨어졌다.
최초 판정은 현대캐피탈의 득점. 그러자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신영석의 오버넷이 아니냐며 해당 상황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판독 결과 오심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즉 오버넷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규칙 적용이 잘못된 부분이라며 재심 요청을 했다. 신영석이 행한 동작이 공격행위가 아닌 블로킹 동작이라고 주장을 했다. 양진웅 경기 감독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그런데 상황이 여기서 마무리되지 않았다. 황종래 심판 감독관과 양진웅 경기 감독관 사이에 해당 상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황 심판 감독관은 김건태 심판위원장을 불렀다. 이후 재심요청이 다시 받아들여졌고 현대캐피탈의 정상적인 플레이로 인정됐다. 그 과정에서 5분 이상 경기가 지연됐다.
OK저축은행은 다음날인 23일 해당 상황에 대해 공문을 통해 문제 제기를 했다.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궤적이 아니기 때문에 오버블로킹 적용이 아닌 오버넷이 맞다'라는 주장을 했다. 또한 사실관계 판정은 재심 요청 대상이 아니고 재심 요청 기각 결정 번복에 심판위원장이 개입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KOVO측은 OK저축은행이 공문을 통해 주장한 앞의 두 가지 내용은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단 재심 요청에 따른 기각과 재심 판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고 서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해당 판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KOVO가 직접 나섰다. 보통 사후 판독 과정을 언론에 공개하지는 않는다. 해당 경기 심판진 및 경기 감독관(심판, 비디오판독 위원 포함) 해당 구단 감독, 구단 사무국 관계자 등이 모인다.
하지만 KOVO는 이날 4차전 경기 개시 시각 세 시간을 앞두고 구단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명회 자리를 마련했고 이를 마무리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을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설명회를 열었다.
김 심판위원장은 재심요청 상황에 대해 "비디오판독 과정에서 오독이 있었다"며 "규칙이 잘못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3-14시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전에서 이번 3차전에 나왔던 것과 같은 상황이 나왔다"며 "규칙 설명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KOVO는 포스트시즌을 앞둔 지난 4일 구단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규칙설명회를 가졌다. 김 심판위원장은 "볼이 자연스럽게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손이 네트를 넘어가더라도 오버넷이 아닌 정상적인 블로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오독으로 인해 규칙이 잘못 적용됐기 때문에 사실판정이 아니다. 그래서 재심 적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 심판위원장은 "임의대로 경기 감독관석으로 간 건 아니다. 경기감독관과 심판감독관의 합의를 돕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설명회 자리에 함께 한 신원호 KOVO 사무총장은 "정심 상황에 대해 잘못된 규칙을 적용한 부분이 잘못됐다. OK저축은행 구단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신 사무총장은 "이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운영이 나와 논란이 생기고 일이 커진 부분에 대해서는 KOVO측에서도 반성한다. 앞으로 불필요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이미 다 지나간 일이다"며 "3차전 판정 상황과 결과가 선수단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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