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영화인들이 영화제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2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부산국제영화제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비대위 측은 공식 기자회견문을 통해 "부산시가 예산 지원을 이유로 계속 영화제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긴 채 부산시를 누구보다 사랑하며 수많은 한국영화들을 부산에서 촬영해 온 영화인들의 중재 노력을 오히려 외부 불순 세력의 개입이라 모욕한다면 더 이상 부산국제영화제에 발을 디딜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알렸다.
이어 "이에 모든 영화인들은 각 단체별로 총의를 거쳐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참석을 거부하는 보이콧을 강력히 결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부산의 레드카펫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텅 비게 될 것이며 부산을 찾는 전국 관객들의 발걸음 또한 뚝 끊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가 요구하는 것은 ▲서병수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를 즉각 실행하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에 전향적 자세로 나설 것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철회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중단할 것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총회 의결 없는 집행위원장 해촉 등 영화제를 훼손한 일련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 등 총 세 가지다.
이들은 "이상의 문제에 있어 부산시가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인들을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수를 뒀다.
한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부산시와 지난 2014년 10월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대립하기 시작했다. 갈등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영화제 예산 삭감, 부산시의 영화제 쇄신 요구로 이어졌다. 지난 2015년 10월 제20회 영화제를 성황리에 마쳤음에도 두 달 뒤인 12월 부산시는 이용관 전 공동집행위원장을 회계부정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2월에는 매년 열렸던 정기총회를 미루며 이 전 공동집행위원장을 해촉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세계 영화인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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