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두산 베어스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은 투수 2명은 선발진의 좌완 듀오다. 지난해 18승을 거둔 유희관(30)과 12승을 기록한 장원준(31)이다.
이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연습경기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 나선 유희관이 3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자 다음날 오릭스 버팔로스전에 등판한 장원준은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역시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펼쳤다.
특히 장원준의 호투는 유독 눈에 띄었다. 이날 오릭스에 1-5로 패한 뒤 선수들의 무기력한 모습을 다그친 김태형 감독이 유일하게 "페이스가 좋다"며 칭찬한 선수였다.
이날 장원준은 모두 6타자를 맞아 좌전안타 1개를 맞았을 뿐 볼넷 없이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오릭스 타선을 잠재웠다. 투구수 21개에 볼넷은 하나도 없는 군더더기 없는 피칭이었다. 직구 최고구속 145㎞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4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선발로 등판한 마이클 보우덴이 예정된 3회를 채우지 못하고 2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한 것과 극명히 대비됐다.
장원준은 "지난해 이때와 비교하면 페이스가 더 좋다. 올 시즌 기대가 크다"면서 "일단 10승 이상을 노리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3점대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3점대를 유지하다가 시즌 막판 몇 경기서 부진하는 바람에 4점대로 치솟았다. 그 점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지난해 겨울 4년 84억원에 FA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두산이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시즌 168.2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진에 힘을 불어넣었고, 포스트시즌에선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팀의 핵심 기둥투수로 크게 활약했다.
장원준의 가세로 두산은 확실한 3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했다. 니퍼트와 유희관, 장원진으로 구성된 선발 트리오는 타 구단들이 크게 부러워할 만큼 두산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유희관과 장원준은 지난 시즌 두산이 기록한 시즌 79승의 38%인 30승을 합작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 최강의 좌완 선발 듀오로 꼽히는 1995년 이상훈·김기범(당시 LG)의 합작 33승에 버금가는 성적으로 팀이 정상에 오르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이들은 올 시즌에도 두산 마운드를 든든히 떠받칠 계획이다. 무엇보다 개인성적에 앞서 팀의 우승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다. 유희관은 "개인적인 목표는 전혀 없다. 팀이 우승을 해야 개인도 빛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장원준 또한 "당연히 한국시리즈 2연패에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두 좌완 콤비가 올해에도 두산의 선발 마운드를 든든히 떠받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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