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선두를 달려온 OK저축은행이 고비를 맞았다. 올 시즌 들어 찾아온 두 번째 위기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6일 안방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3연패에 빠진 Ok저축은행은 2위 대한항공과 승패가 16승 8패로 같아졌다.
승점 1점 차이로 1위를 지키긴 했는데 불안한 선두다. 무엇보다 1세트를 먼저 따놓고도 2~4세트를 내리 내주고 역전패한 부분이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라운드 후반과 3라운드 초반 4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일 대한항공과 원정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연패에서 벗어났고 이후 연승 가도를 달리며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남자부 7개팀 중에서 가장 먼저 승점 50점 고지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다시 한 번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김 감독은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던 동안에도 경기 승패나 결과가 아닌 내용과 과정에 대해 걱정했다.
그는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너무 잘하려고만 한다"고 했는데 이런 우려가 최근 연패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대한항공전이 끝난 뒤 김 감독은 그 말을 반복했다. 더욱이 4세트에서는 선수들이 지레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김 감독은 "원인을 찾고 있기는 한데…"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답답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서 불안해 한다"고 걱정했다. 연패가 이어지자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비 집중력이 한번에 흐트러지는 부분이 OK저축은행의 약점으로 꼽힌다.
팀이 위기일 때는 분위기를 바꾸고 흔들리는 선수들의 자세나 마음을 다잡아줄 역할을 해줄 선수가 꼭 필요하다. OK저축은행에선 주전 멤버는 아니지만 팀 창단 후 지금까지 주장을 계속 맡고 있는 강영준이 적임자다.
그런데 강영준은 최근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강)영준이가 빠진 자리가 아쉽다"고 했다. 강영준은 대한항공전을 이틀 앞두고 팀 연습에 참가했지만 결국 출전하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통증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해서 출전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오는 20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5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하루 앞서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와 맞대결하는데 여기서 대한항공이 승리를 할 경우 1, 2위 자리는 바뀐다. OK저축은행은 어쩌면 1위 수성이 아니라 1위 탈환을 목표로 KB손해보험전에 나서게 된다. 최근 KB손해보험도 경기력이 많이 올라온 상황이라 결코 방심할 수 없다. 이래저래 김세진 감독의 고민거리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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