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5 K리그는 '전북 천하'라는 표현으로 압축된다. 성적, 마케팅 등 모든 것을 선도하며 명실공히 신흥 명문임을 증명했다.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7년 동안 무려 4번의 별을 품에 안았다.
전북의 우승에는 선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공격적인 선수단 운영이 있어 가능했다. 시즌 종료 후 길게 끌었던 이동국(36)과 2년 재계약을 하는 통 큰 행보를 보였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에두를 중국 허베이 화샤싱푸로 보내야 했지만 대신 영입한 이근호, 루이스, 우르코 베라 등으로 어렵게 버텼다.
위기관리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전북은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종료 직전 실점하며 허무하게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최 감독은 내색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K리그 우승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는 말로 단결에 집중했다.
전북은 승승장구했지만, 수원 삼성은 투자 위축에 시달렸다. 부상 선수가 줄줄이 나와도 방법이 없었다. 선수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서정원 감독의 한숨만 늘어갔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일본 시미즈로 떠난 정대세의 대안도 찾지 못했다. 불가리아 국가대표 일리안 미찬스키로는 한계가 있었다. 염기훈과 권창훈이라는 두 축으로 겨우 버텼다.
수원과 마찬가지로 포항 스틸러스 역시 턱걸이 3위를 했다. 모기업 포스코의 경영 어려움에 영향을 받았다. 황선홍 감독과 마지막 시즌이었고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 못했지만, 후반부 15경기(9승 6무) 무패 행진으로 뒷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두 팀이 전북을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의 흐름이 반복됐다. 전북 스스로 넘어지며 격차를 좁힌 경우가 몇 차례 있었을 뿐 수원과 포항이 잘해서 쫓아가지는 못했다.
FA컵 우승을 건진 서울은 여름 이적 시장 대전 시티즌에서 영입한 아드리아노가 아니었지만,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드리아노의 순도 높은 결정력이 수차례 서울을 살렸다. 박주영의 무릎 부상 등으로 공격력이 무뎌질 수 있는 것을 아드리아노의 존재로 버텨냈다.
이들 세 팀은 전북 이전에 투자로 K리그를 이끈 대표적인 팀들이었다. 전북 쏠림 현상이 심화한다면 더욱 K리그는 더욱 고민에 빠질 수 있다. 하위 스플릿에서 힘을 냈던 울산 현대도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조선 경기 악화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그렇다고 전북이 큰돈을 쓰는 것은 아니었다.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중국 슈퍼리그의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물론 베이징 궈안 등에 비하면 현저히 적다. 일본의 우라와 레즈, 감바 오사카 등 명문팀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중동까지 포함하면 전북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전북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 상대였던 감바의 패트릭은 전북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선수였지만 높아진 이적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돈을 쓴다고 해도 선수를 뺏기는 현실이다. 중국은 물론 태국 등 선수들을 빨아들이는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다.
시도민구단은 여전히 암울하다. 각각 차이는 있지만, 개선이 되기 위해서는 갈 일이 멀다. 굳이 기업구단, 시도민구단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아도 K리그는 전북을 제외하면 위축의 시즌을 보냈다. 2016년에도 비슷한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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