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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韓 학부모들에게 전하는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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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유· 청소년기 경험 전하며 "돈보다는 볼만 보게 해야"

[이성필기자] "축구가 좋아서 볼만 보고 뛰어야지, 돈을 좇는 축구는 안 됩니다."

울리 슈틸리케(61,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8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의 가족사는 2008년 1월 31일 희귀성 폐섬유종으로 유명을 달리한 장남 미하엘 얘기가 알려진 것이 전부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들을 잃고 승승장구하던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또 다른 아들인 크리스티안(36)은 엉덩이까지 머리를 기른 자유분방한 스타일로 스페인에서 윈드서핑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크리스티안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아버지가 한국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를 것이다. 자유분방하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막내딸 다니엘라(29)는 의사 사위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행정 일을 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만 15세에 지금의 사위와 만나서 교제했고 결혼도 했다. 첫 만남 당시에는 사위가 의사가 되겠다는 것을 모를 나이다"라며 "지금 우리는 서로 존중하지만 간섭하지 않는 사이다"라고 얘기했다.

가족 이야기를 할 때 슈틸리케 감독은 자유로운 서양 문화에 더해 독일인 특유의 철두철미한 성격이 묻어났다. 동갑내기 아내 도리스(61)와의 결혼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만 18세에 묀헨글라드바흐로 이적했는데 당시 부모님은 학업을 마치고 무엇을 하든지 상관하지 않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 때 아내를 만났고 22살에 결혼을 했다"라며 젊은 나이부터 주체적인 삶을 살아왔음을 알렸다.

한국 축구선수들은 대부분 부모가 대략적인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거나 유소년 시절부터 경기, 훈련에 열성적으로 따라다니며 보조자 역할을 하는데 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성인 선수가 되어서도 부모가 진로에 여전히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유럽 등에서도 부모가 선수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종 선택은 선수 자신이 주체적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일부 학부모 사이에 유스 시절부터 해외 유학을 보내며 급성장에 목을 메고 있다. K리그 유스팀에서 성장해 성인팀 입단을 앞둔 상황에서도 구단이 해외 진출의 발목을 잡는다며 벼랑 끝 전술을 펴며 해외 팀 입단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리기도 한다. 구단의 육성 시스템 안에서 편하게 운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한국적인 현상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들의 문제가 더 크다. 나는 만 17세 전 프로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18세에 독일 청소년대표팀에 뽑히고 나서야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자신의 성장 과정을 전했다.

이어 "청소년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 프로팀에서도 관심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많은 학부모가 내 아이는 선수로서의 재능이 있다며 바로 프로의 길로 가게 마음을 먹도록 한다. 프로축구는 돈이랑 연관된다. 너무 어린 나이에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을 먹게 하면 돈을 좇게 되고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라고 지적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런 생각들은 그가 독일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당시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낙오자들을 굉장히 많이 봤다. 축구가 좋아서 볼만 보고 뛰어야지 돈을 좇는 것은 큰 오산이다"라며 어린 선수들에게는 기본에 충실하며 다양한 진로를 열어주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현재는 에이전트가 많다. 때로는 자격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에이전트가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들을 부추기는 나쁜 경향도 있다"라며 선수 개인의 인생이 걸린 중요한 판단이 외부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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