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절묘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슈틸리케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쿠웨이트 원정에서 돌아온 후 11일 훈련을 가졌다. 13일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긴장감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 쿠웨이트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린 대표팀의 앞으로 일정은 나쁘지 않다. 11월 미얀마와 홈 경기를 치르고 라오스 원정을 떠난다. 두 팀 다 한 수 아래의 전력이라 부담이 없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자메이카와 평가전은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 멤버는 19명으로 줄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대체선수 발탁 없이 쿠웨이트전을 진행했다. 이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팀 사정으로 조기 복귀했고 13일 FC서울과 FA컵 4강전을 치러야 하는 울산 현대의 김승규도 팀으로 돌아갔다.
줄어든 선수단을 활용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이지만 그만큼 부담도 줄었다. 19명 중 교체 6명 포함 17명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고른 선수 투입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다양한 전술을 또 한 번 시험해 볼 수 있다.
일단 쿠웨이트전에 선발로 나서지 못했던 이들의 대거 출전이 예상된다. 11일 팬 공개 훈련에서 김진수(호펜하임), 김기희(전북 현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따로 훈련했다. 모두 수비라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외에도 쿠웨이트전 적은 시간을 소화했던 이재성(전북 현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한국영(카타르SC)이나 선발로 나섰던 정우영(빗셀 고베) 등도 집중 지도를 받았다.
미니게임에서까지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이들 8명의 선발 출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재성과 지동원은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영, 정우영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게 되면 기성용(스완지시티) 없는 경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영과 정우영은 기성용의 포지션 파트너로 경쟁하고 있지만 반대로 기성용이 없는 플랜B로 나서야 할 경우 함께 짝을 이뤄 뛸 수도 있다. 정우영이 기성용처럼 볼 배급과 세트피스 키커 역할을 맡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큰 틀은 깨지 않으면서도 공격에서의 마무리가 잘 되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쿠웨이트전 종료 후 "공격진의 마무리 능력이 좀 더 좋아져야 한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내 이정협(상주 상무)의 재발탁을 시사하기도 했다.
석현준(비토리아), 황의조(성남FC), 그리고 지동원 입장에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다. 북중미 골드컵 준우승팀 자메이카를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이정협은 물론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선발되기만 기다리고 있는 김신욱(울산 현대)과도 싸워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의 절묘한 선수단 운영으로 더욱 뜨거워지는 포지션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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