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슈틸리케호 신(新) 황태자 권창훈(21, 수원 삼성)의 실력이 갈수록 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9일 새벽(한국시간) 쿠웨이트의 쿠웨이트시티 SC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조별리그 4차전 쿠웨이트전에 권창훈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권창훈은 지난 9월 라오스, 레바논과 2연전에서 모두 골맛을 보며 슈틸리케호 새 얼굴로 떠올랐다. 어린 나이지만 너른 시야와 강력한 왼발 킥 능력이 좋아 세트피스 키커로도 활용되는 등 대표팀의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대담한 권창훈은 쿠웨이트 원정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 고베)이 수비적으로 버텨주면서 권창훈은 공격 전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물론 활동량이 좋은 권창훈은 상대 공격 시에는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팀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줬다. 그의 지속적인 공간 이동 덕분에 한국의 공격도 쉽게 풀렸다.
전반 12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골도 권창훈의 너른 시야가 있어 가능해다. 미드필드에서 정우영의 볼을 받아 오버래핑으로 왼쪽 측면을 침투하는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날카롭게 연결했다. 이 연계는 박주호의 센터링에 이은 구자철의 헤딩골로 멋지게 마무리됐다.
권창훈의 재치는 골지역을 파고드는 장면에서 잘 드러났다.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연습을 수없이 시킨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에 부합했다. 후반 29분,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기는 했지만 수비를 허물어버리는 슈팅으로 골 사냥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타적인 플레이도 이어졌다. 26분에는 구자철에게 절묘한 전진 패스로 슈팅 기회를 제공했다. 공간 이해도가 좋은 권창훈의 감각이 돋보였다.
체력적으로 지친 후반 30분 이후에도 권창훈은 쉼없이 뛰었다. 40분 역습 상황에서의 슈팅은 골대를 한참 빗겨가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마무리를 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체력을 풀로 소진한 권창훈은 후반 43분 이재성(전북 현대)과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대표팀 공격의 한 축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유럽파들을 다시 한 번 긴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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