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손승락(넥센 히어로즈)은 오승한(한신 타이거즈)이 떠난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마무리투수다.
넥센은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9-8로 이겼다. 5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손승락의 부진 때문이다. 손승락은 9회초 9-5로 팀이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4점 차로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깔끔한 뒷문 단속을 위해 등판했다.
하지만 손승락은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위기를 부른 다음 강판당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3실점한 후 마운드를 김대우에게 넘기고 내려왔다. 손승락은 선두타자 장준원과 임훈에게 연속안타를 내줬다. 후속타자 박지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으나 박용택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여기까지는 점수 차가 여유가 있어 괜찮았다. 그런데 루이스 히메네스와 정성훈에게 또 다시 연속안타를 허용했다. 그 사이 주자 두 명이 홈으로 들어왔고 점수는 9-8로 좁혀졌다. 그리고 1사 1, 3루의 위기가 계속됐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자 넥센 벤치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투수교체 카드를 꺼냈고 김대우가 구원 등판했다. 동점 내지 역전 위기였지만 김대우가 후속타자 안익훈과 양석환을 각각 삼진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손승락은 3실점하고 경기를 끝내지 못한 채 강판됐다. 하지만 이날 부진판 피칭 내용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넥센의 고민은 크다. 그는 지난 8월 단 1세이브에 그쳤다. 8월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구원에 성공, 시즌 21세이브째를 기록한 뒤 이날 LG전까지 등판한 9경기에서 세이브 없이 3패만 기록했다. 뒷문을 걸어잠그는데 연달아 실패한 것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손)승락이 본인이 가장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구속이나 구위가 뚝 떨어진 것도 아니다. 슬럼프가 제대로 찾아온 셈이다. 부진탈출을 위한 뾰족한 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손승락이나 넥센 벤치 모두 답답할 따름이다.
손승락은 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질 전망이다. 부진이 이어지자 염 감독도 결단을 내렸다. 정규시즌 막판 한창 순위경쟁을 하고 있는 시기에 주전 마무리 손승락이 빠진다는 건 팀 전력에 마이너스 요인이 분명하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손승락이 빠진 동안 마무리는 더블 스토퍼 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 '필승조'인 조상우와 한현희가 경기 상황에 맞춰 뒷문 단속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서 올 시즌 첫세이브를 올린 김대우도 대기한다.
염 감독은 그래도 손승락을 믿는다. 손승락은 지난 2010시즌부터 마무리를 맡아 지금까지 165세이브를 기록한 팀의 수호신이었다. 이런 '경험'을 하루 아침에 다른 선수로 대체하기는 힘들다. '가을야구'에서 손승락이 차지하는 부분 역시 클 수밖에 없다. 빨리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남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제몫을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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