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호 "아이유, 나같은 가수에게 큰 위안 돼"

[정병근기자] 싱어송라이터 유근호가 가수 아이유에게 큰 위안을 받는다고 했다.

유근호는 최근 인터뷰에서 "요즘 아이유 씨 곡 쓰고 노래하시는 걸 보면 너무 큰 위안이 된다. 저 정도 가수가 저런 음악을 해서 차트 1위를 찍고 하는 것이 나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근호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으로 어쿠스틱 포크 사운드를 바탕으로 감성적인 음악을 추구한다. 그는 아이유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고 도전하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

유근호는 "사실 아이돌만 쫙 있으면 마음을 기댈 곳이 없는데 아이유 씨는 저렇게 하면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 고맙기도 하다"며 "인기를 얻은 뒤 흔들릴 요인도 많은데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무한도전'에서 불렀던 '무릎'도 너무 좋더라. 평소 즐겨 듣던 외국의 포크 가수 느낌이 엄청 많아서 되게 좋았다"고 덧붙였다.

유근호는 지난달 사랑이야기를 담은 미니앨범 '무지개가 뜨기 전에'를 발표했다. 사랑을 소재로 한 앨범은 흔하다. 유근호의 앨범이 재미있는 건 가장 감성적일 수 있는 이별 이야기를 쏙 빼서다. 가장 사랑이 충만할 때 유근호의 이야기는 끝나버린다.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풀어내는 방식도 다른 사랑 노래와는 다르다. 멜로디와 기타 연주는 달달한데 안에 담긴 이야기가 굉장히 적나라하다. 그런데 또 표현은 로맨틱하다.

유근호는 "연애의 탄생부터 한창 중일 때 얘기를 담았다. 이별 얘기는 빼고 한창 연애가 절정일 때까지만 쓰고 싶었다. 밝은 것도 많고 계절감에도 맞고 여름밤이랑 어울린다. 열대야에서 잠 안 오는 연인들을 위한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유근호는 사실 노래를 부르는 것에는 별 뜻이 없었다. 처음엔 곡 작업만 하려고 했다. 본인도 "난 보컬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를 따라 지원했던 '유재하 가요제'에선 직접 불러야 하니 그냥 노래를 불렀던 게 계기가 됐다.

그는 기회만 된다면 다른 가수들에게도 자신의 곡을 주고 싶다고 했다.

유근호는 "제가 쓴 가사를 자신의 이야기로 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랑 만나서 작업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소라의 감성을 너무나 좋아하고 아이유도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