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살림꾼 심서연(26, 이천대교)이 부상 이탈한 것이 선수단을 더욱 단단하게 묶는 계기가 됐다.
여자 대표팀은 4일 일본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조소현(27)의 동점골과 전가을(27, 이상 현대제철)의 결승골로 2-1 역전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다. 여자축구 한일전 첫 2연승이다. 남자 대표팀을 포함해도 A매치 사상 첫 추가시간 결승골이다. 전가을이 역사적인 골을 넣은 것이다.
지난 1일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이날 귀국한 심서연을 동료 선수들이 가슴에 담고 뛴 경기이기도했다. 심서연은 평소 일본전 승리를 누구보다 갈구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동료들이 뜻을 모아 역전승이라는 기적을 연출한 것이다.
주장 조소현은 후반 8분 동점골을 넣은 뒤 벤치로 뛰어가 코칭스태프로부터 심서연의 등번호 4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흔들었다. 심서연과 마음으로나마 함께 뛰고 있다는 감동적인 세리머니였다. 권하늘(부산 상무)이 최초로 심서연의 유니폼을 흔들자는 제안을 하고 조소현이 실행에 옮긴 것이다.
조소현은 경기 뒤 "서연이와 같이 있고 싶었는데 부득이하게 먼저 가서 우리끼리 무엇인가를 해줘야겠다고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골 넣는 사람이 세리머니를 하자고 했는데 내가 해서 많이 기뻤다"라고 말했다.
부상자가 당연히 나오게 마련이라는 조소현은 "선수들이 한두 번 겪었던 것이 아니다. 서연이도 우리에게 걱정하지 말고 우승하고 오라고 이야기했다"라며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연대했음을 강조했다.
결승골을 넣은 전가을도 마찬가지, 그는 "중국전에 1988년생이 경기를 뛰지 않았다. (조)소현이가 골을 넣고 나도 넣었는데 중국전에 후배들 뛰는 것과 (심)서연이가 다치는 것 보면서 마음이 더 단단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강유미(화천 KSPO)는 "서연 언니 몫까지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한일전에서의 집중력이 심서연으로 인해 높아졌음을 얘기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