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언니들이 보여주겠다'는 말을 주장 조소현(27, 현대제철)이 실천에 옮겼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4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일본과의 2차전을 치렀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부주장 심서연(이천대교)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1-0 승리를 기뻐했던 조소현은 일본과의 2차전을 앞두고 이를 갈았다.
조소현은 2013 동아시안컵에도 출전해 일본을 2-1로 꺾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당시 걸출한 골잡이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두 골로 이겨 이번에는 자신의 활약을 보태 확실한 승리를 거두고 싶었다.
중국전에서 오른 무릎 십자인대파열 부상을 당해 안타깝게 귀국길에 오른 심서연을 위해서라도 꼭 일본을 꺾고 싶다는 마음이 충만했다. 경기 직전 조소현은 선수들에게 심서연의 몫까지 함께 뛰며 일본전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조소현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고 6월 캐나다 여자 월드컵 소화 후 소속팀에서 쉬지 못하고 리그에 출전하느라 컨디션도 떨어져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뛰었다. '여자 기성용'이라는 별명답게 패스, 압박 등 모든 것을 해냈다.
조소현의 진가는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9분에 빛났다. 수비수의 볼을 가로채 페널티지역 정면까지 파고들어 오른발 슈팅해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강한 압박을 통해 얻은 동점골이라는 결과였다.
벤치로 뛰어간 조소현은 코칭스태프로부터 등번호 4번이 달린 유니폼을 전달받았다. 심서연의 유니폼이었다.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며 심서연을 위한 세리머니를 했다. 비록 심서연이 중도 이탈했지만 마음만은 함께 뛰고 있다는 표시였다.
조소현은 캐나다 월드컵 스페인전에서도 0-1로 지고 있던 후반 8분에 동점골을 넣으며 한국을 구한 바 있다. 당시 후반 33분 김수연의 결승골로 2-1 승리하며 16강 진출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조소현의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전가을의 프리킥 역전 결승골이 터져나오며 일본을 2-1로 물리치는 감격적인 승리를 맛봤다. 조소현이 여자 대표팀의 중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멋진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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