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금지약물 투여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8개월의 처분을 받은 박태환(26)과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기소된 서울 T병원 김 모 원장의 진실공방이 뜨겁다.
박태환은 14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네비도에 테스토스테론이 들어있다는 것을 김 모 원장에게서 듣지 못했다. 테스토스테론이 금지약물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면서 네비도를 고의로 투약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원장의 변호인은 "박태환이 네비도 2회, 성장호르몬 4회를 맞았다"면서 진료기록을 공개해 사건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박태환은 "배에 맞는 주사를 한 번 맞았다"면서 "그게 금지약물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2004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11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박태환이 스스로 "금지약물을 잘 몰랐다"면서 무지를 인정했다. 그동안 네비도 한 차례만 맞았다는 박태환의 주장과도 상반되는 내용이다.
김 원장 측은 박태환이 수차례 주사를 투여했고, 시술까지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박태환의 소속사 팀지엠피는 "선수는 병원 측을 형사 고소할 때까지 문제 된 주사는 '네비도 1회'가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런데 병원 측은 진료기록부에 선수가 맞은 주사내역을 제대로 기입하지 않았고, 의사의 과실을 애써 희석하려는 목적 하에 선수 흠집 내기에 집중하며 본인들이 작성한 진료기록부를 사실인 양 공개해 선수가 고의로 주사를 맞은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태환은 네비도, 성장호르몬 모두 도핑 금지약물인 줄 몰랐다. 주사 당시 주사제 성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었으며, 선수는 도핑에 걸리지 않는 약인지 거듭 확인했고, '몸에 있는 성분이라 도핑과는 아무 상관 없다'는 의사의 말을 믿었다"고 박태환의 입장을 재차 전했다.
팀지엠피는 "선수가 병원 측에 먼저 '네비도 주사를 놓아달라, 호르몬 수치를 보충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적반하장격으로 병원 측은 진료기록부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도 선수가 주사를 알고 맞았다고 주장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팀지엠피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대응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8월 20일 열린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