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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불편한' 잠실 라이벌? LG-두산 벤치클리어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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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 우규민·오재원 빈볼 시비,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져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를 두고 흔히 '잠실 라이벌', 또는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 부른다. LG의 전신 MBC 청룡이 프로 원년부터 잠실에 둥지를 틀었고, 두산의 전신 OB가 1985년부터 연고지를 서울로 옮겨오면서 두 구단의 동거(?)가 시작됐다.

구장 하나를 두 팀이 나눠쓰다보니 여러가지 불편한 점도 있고, 라이벌 의식도 전통적으로 강했다. 예전부터 LG와 두산은 서로에게만큼은 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어린이날이 포함된 3연전을 꼬박꼬박 LG-두산의 잠실 매치업으로 채우고 있다.

두 팀간 경쟁 의식이 강하다보니 충돌도 자주 일어난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오는 벤치클리어링이 대표적. 지난 1일에도 잠실벌에서 맞붙은 두 팀 선수들은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했다. 최근 들어 LG-두산의 벤치클리어링은 잦아지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2015년 7월1일…우규민과 오재원의 '설전'

3-3 동점이던 3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두산 오재원은 LG 선발투수 우규민에 맞서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우규민의 7구째가 오재원의 머리 쪽을 향해 날아들었다. 다행히 오재원이 민첩한 동작으로 피하며 공은 오재원의 유니폼을 스치고 지나갔다.

놀란 오재원은 1루로 걸어나가며 우규민에게 항의 표시를 했고, 우규민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 두 선수가 서로에게 다가가자 LG 포수 최경철이 나타나 오재원을 밀쳤다.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결국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몰려나왔다. 큰 불상사 없이 벤치클리어링은 마무리됐고, 이후 두산이 응집력을 발휘하며 8-4 역전승을 거뒀다.

◆2014년 10월11일…마야, 양상문 감독에 '스페인어 욕'

0-2로 뒤지던 LG가 4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 4-2 역전에 성공했다. 문제의 장면은 LG가 1사 1,3루에서 박경수의 번트로 4점 째를 뽑고난 뒤 발생했다. 두산 선발투수 마야가 LG 덕아웃을 향해 무슨 말인가를 중얼거린 것. 그러자 양상문 LG 감독이 심각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향해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쏟아져나왔다.

경기 후 양 감독은 "마야가 우리 벤치에 스페인어로 욕을 계속해서 흥분했다"며 "앞으로 비신사적인 행동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당시 송일수 두산 감독은 "선수를 보호해야 할 감독이 선수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것은 자제해야 했다"며 양 감독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마야가 양 감독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 경기 결과는 LG의 15-2 대승이었다.

◆2014년 7월9일…최경철, 오재원에게 "빨리 들어와"

2-2로 맞선 9회초. 타석에 들어서던 두산 오재원이 LG 포수 최경철과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오재원이 타석 밖에서 시간을 보내자 최경철이 빨리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 것이 발단. 두 선수가 서로를 노려보며 목소리를 높이자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날 벤치클리어링은 비교적 싱겁게 막을 내렸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잠시 그라운드를 밟고 조용히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경기는 연장 10회말 대타 정의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은 LG가 3-2로 승리했다.

◆2013년 8월10일…류제국, 최준석 '사인 훔치기 신경전'

벤치클리어링은 아니었지만 험악한 분위기의 신경전이었다. 이번에도 사건은 1-1로 팽팽히 맞서던 가운데 벌어졌다. 3회말 두산이 무사 만루의 황금 찬스를 잡았다. 마운드 위의 LG 선발투수 류제국은 투구판에서 발을 뺀 뒤 2루 주자 최준석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넸다.

경기가 속개됐고, 류제국은 삼진 2개와 외야 뜬공으로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류제국이 멋지게 위기에서 탈출한 것. 공수가 교대되는 상황에서 최준석, 홍성흔과 류제국이 미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사인 훔치기에 대한 어필, 그에 대한 반박 때문이었다. 경기는 LG의 3-2 승리.

다음날 당시 김진욱 두산 감독은 "상대의 심리전일 수 있는데, 그걸 이용한 것이라면 정말 기분 나쁜 일"이라며 "오해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절대 그런 일(사인 훔치기)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류제국은 "주자의 움직임이 평소와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어필을 해봤다"고 설명했다.

◆2011년 10월2일…오재원, 유원상의 '빈볼 시비'

두산이 11-1로 크게 앞선 7회말 두산의 공격. LG 투수 유원상의 투구가 오재원의 머리 뒷쪽으로 날아가 방망이에 맞았다. 오재원이 발끈하며 유원상에게 다가가자 1루수 이택근이 달려와 오재원을 밀쳤다. 그러자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이날 벤치클리어링은 꽤 격렬하게 진행됐다. 양 팀 고참인 이병규와 김동주가 얼굴을 붉히서 서로 목소리를 높였고, 이택근은 오재원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큰 불상사는 없었지만 7분이나 경기가 지연될 정도로 살벌한 풍경이 계속됐다. 양 팀 모두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이던 중 발생한 일이다. 경기는 두산의 11-1 승리.

◆2011년 7월1일…리즈, 김동주에게 빈볼? 위협구?

KBO리그 데뷔 시즌이던 LG 리즈와 두산 니퍼트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 경기였다. 두산이 3-0으로 앞서던 2회초 1사 1,3루. 리즈가 던진 공이 김동주의 머리 쪽을 향해 날아가자 김동주가 황급히 공을 피한 뒤 리즈를 향해 항의의 손짓을 보냈다. 리즈도 손짓으로 대응하며 김동주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김동주는 머리를 향해 던지지 말라는 표시였다. 리즈도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김동주의 항의가 불쾌했다.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지만, LG 포수 조인성이 김동주를 진정시키는 것을 비롯해 코치들도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말렸다. 별다른 충돌없이 경기가 재개됐고, 두산이 니퍼트의 완봉투를 앞세워 6-0으로 이겼다.

◆2007년 5월4일…안경현과 봉중근의 난투극

LG와 두산의 벤치클리어링 중 가장 심각하고 험악했던 경기였다. LG 봉중근이 던진 공을 빈볼이라고 생각한 두산 안경현이 마운드를 향해 가 격투기를 연상케 하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즉시 퇴장 조치가 내려진 두 선수는 다음날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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