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퓨처스(2군)리그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활력소가 돼야 할텐데…"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6월 들어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한다.
롯데는 6월 힘든 행보를 하고 있다. 25일 현재 33승 37패로 8위다. 5할 승률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된다. 9위 LG 트윈스는 kt 위즈와 주중 3연전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롯데와 승차는 1.5경기까지 좁혀졌다. 롯데로선 2.5게임 차인 공동 6위 SK, KIA보다 뒤에서 추격해오는 LG가 더 신경 쓰이는 처지가 됐다.
이번 주말 3연전 결과에 따라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 감독은 분위기 반전과 선수단을 자극하기 위해서 2군 선수들의 1군 '콜업' 카드를 자주 꺼내고 있다. 사령탑의 답답한 속내가 드러나는 방증이기도 하다.
롯데가 지난주까지 원정 9연전을 치르는 동안 이 감독의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한 '콜업' 선수는 손용석이다. 그 기간 손용석은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고 이 감독은 만족해했다.
손용석의 활약에 이어 베테랑 외야수 이우민이 바통을 넘겨 받았다. 이우민은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1군에 올라오자마자 중견수 겸 8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우민은 이날 하위타선에서 활력소 역할을 해줬다. 안타를 하나 쳤는데 올 시즌 첫 홈런이었다. 4-2로 앞서있던 3회말 달아나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롯데는 삼성의 거센 추격에 고전했지만 난타전 끝에 13-9로 이겨 2연패를 마감했다. 이우민의 홈런은 팀 승리에 밑거름이 된 셈이다. 이우민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두 번 더 출루했고 희생번트까지 성공하며 제몫 이상을 해냈다.
이우민은 외야 수비 실력만큼은 KBO리그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방망이가 문제였다. 퓨처스에서는 타율 3할을 훌쩍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1군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대수비 또는 대주자로 한정된 역할만 주로 맡았다. 하지만 모처럼 1군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타석에서도 드러냈다.
이우민은 "퓨처스에서 타격 연습에 초점을 맞췄다"며 "공을 때리는 타이밍이 늦어 이 부분을 보완하려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들어 세 번째 1군 콜업인데 처음 선발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팀도 이겨 다행"이라며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라고 했다.
이우민은 프로 15년차 베테랑이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와 함께 외야수 주전 경쟁을 했던 이인구, 정보명 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유니폼을 벗었다.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이우민에게 원하는 부분은 임재철의 왼손 버전이다. 고참 외야수인 임재철은 현재 1군 엔트리에는 빠져있지만 지난 5월 팀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한편, 24일 삼성전에서 이우민 외에도 오윤석, 오승택 등 '콜업'된 선수들이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보여줬다.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치르는 주말 3연전에서도 이들의 활약을 주목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면서 타선에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