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이 엿새 만에 등판해 구원승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오승환은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팀에 폐를 끼쳐 미안하다"고 사과부터 했다.
오승환은 27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 0-0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마쓰이 가즈오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후지타 가즈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마스다 신타로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고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오승환은 2사 1루에서 마키타 아키히사도 2루수 직선타 처리하고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이후 11회말 한신 공격 2사 1루에서 후쿠도메 고스케가 끝내기 중월 투런포를 터뜨려 길었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팀 승리에도, 자신의 시즌 첫 승에도 오승환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지난 21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이후 엿새만의 등판. 그동안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오승환은 라쿠텐전이 끝난 뒤 "팀에 폐를 끼쳐 미안하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공백이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컸다. 산케이스포츠는 "주축 선수가 빠지면 어느 팀이든 손실이 크지만, 마무리 투수의 부재는 더욱 뼈아팠다"고 전했다.
오승환이 11회를 잘 막아준 덕분에 이날 한신 선발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의 10이닝 4피안타 3볼넷 13탈삼진 무실점 역투도 빛을 잃지 않았다. 후지나미는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팀의 2연승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개인 최다 이닝 투구, 최다 타이인 13탈삼진을 기록한 후지나미는 최근 3경기에서 26이닝 연속 무실점 쾌투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날 중계 해설을 맡았던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전 감독이 "후지나미의 투구 중 최고였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오승환은 결장하는 사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면서도 경기를 빠짐없이 시청했다. 산케이스포츠는 "경기는 늘 보고 있었다"는 오승환의 말을 전하면서 "벤치에 없었지만 동료와 함께 싸우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은 "이제 괜찮다"면서 오승환의 몸 상태에 'OK 사인'을 냈다.
2연승을 거둔 한신은 23승 25패를 기록, 3위 주니치 드래건스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1리 뒤진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돌아온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앞세워 2연승을 달린 한신이 선두권을 추격할 채비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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