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현희(넥센 히어로즈)가 팀의 연패 탈출을 앞장서 이끌어냈다.
한현희는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삼성은 좌완 장원삼이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투수의 무게만 놓고 보면 삼성 쪽에 승산이 더 있어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넥센은 모처럼 장타격이 불을 뿜은 타선의 힘을 내세워 장원삼을 3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다. 장원삼은 6실점을 했다. 한현희는 5이닝까지 책임지면서 3실점으로 막았다. 선발투수로 기본 임무는 해낸 것이다.
넥센은 추가점을 계속 뽑아내 삼성에게 13-4로 승리했고 5연패 사슬을 끊었다. 한현희도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6승째(2패)를 올렸다.
6승은 한현희에게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이다. 지난 2012년 넥센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3시즌 올린 5승이 개인 최다였다. 물론 지난 3시즌 동안은 보직이 중간계투라 승수를 올릴 기회는 적었다. 그는 셋업맨으로서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두 시즌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다.
한현희의 올 시즌 보직은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바뀌었다. 선발 전환 첫 시즌 초반 행보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6승을 올리고 팀 연패까지 끊었지만 삼성전 후 한현희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그는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넘어선 줄 몰랐다"며 "6승은 크게 의미가 없다. 오히려 형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유는 있다. 한현희는 "등판하는 경기마다 수비 시간이 긴 편인데 내 탓이 크다"고 자책했다. 그는 "실점을 해도 좋은데 이닝을 좀 더 빨리 마무리하지 못한 건 아쉽다"고 선발투수로서 책임감을 얘기했다.
한현희는 이날 삼성과 경기에서 5이닝 동안 120구나 던졌다. 이닝수와 비교할 때 투구수가 많았다. 몇 차례 위기도 있었다. 1회와 4회가 그랬다. 먼저 투아웃을 잡고도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공 등으로 출루를 계속 허용, 다소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한현희는 "나 때문에 수비 시간이 길어졌다"며 "다음에 선발로 나올 때는 그 부분에 신경을 좀 더 쓰겠다"고 다짐했다.
한현희는 앞으로 4승만 더 추가하면 팀내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넥센은 지난 2009년 이현승(현 두산 베어스)을 마지막으로 토종 투수가 두자릿수 승수를 거둔 적이 없다. 이현승은 당시 13승(10패)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문성현이 9승을 기록하며 10승 문턱에서 멈췄다. 한현희는 선발진 가담 첫 해 순조롭게 적응하며 비교적 빠른 페이스로 승수를 쌓고 있다. 남아 있는 경기수가 많기 때문에 현재 페이스만 잘 유지한다면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그렇게 한현희는 좋은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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