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화 투수 안영명은 일주일에 선발로 세 차례 등판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선뜻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안영명은 "이게 우리 팀"이라면서 웃었다. 더구나 안영명이 등판했던 경기의 승률은 매우 높았다. 팀 동료 투수 송은범이 안영명에게 "내가 등판하는 날 1이닝만 던지고 내려오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안영명은 송은범의 농담에 시원하게 웃었다. 잦은 등판이 크게 힘들지도, 농담에 기분이 상하지도 않았다. 그는 "어떻게든 길게 던졌어야 했는데…"라면서 오히려 자신이 마운드에서 제 몫을 못했던 부분을 아쉬워했다.
안영명은 지난 주를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한 주에 선발로 세 차례나 등판했으니 그럴 만했다.
6일(수) 대전 kt전에 선발 등판했던 안영명은 닷새 휴식 후 12일(화) 대구 삼성전에 선발로 나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틀 후인 14일(목) 삼성전에도 선발 등판해 1.1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안영명은 이틀 휴식 후 17일(일) 대전 넥센전에 또 선발로 나서 2.1이닝 4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선발 투수가 부족한 팀의 처지로 인해 안영명이 긴급 '땜질'에 나선 것이다. 기이한 로테이션이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한화는 안영명이 등판했던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물러났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지를 발휘해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안영명은 "선발로 나섰지만 1이닝씩 던지자는 마음이었다"고 지난 한 주를 돌아봤다.
만약 선수가 이런 등판 형태에 불만을 품었다면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영명은 김성근 감독의 지시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안영명은 "감독님의 투수 운용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이게 우리 팀이다. 감독님께서 늘 야구만 생각하라고 하셨는데, 그게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안영명은 이어 "선발로만 뛰었던 선수라면 힘들겠지만, 나는 중간으로 많이 나가서인지 괜찮았다. 팀이 이긴다면 상관없다"면서 '무리'나 '혹사'라는 시각에 거듭 손사래를 쳤다.
한화는 안영명이 3차례 선발로 나선 가운데 지난 주 6경기에서 3승 3패를 거뒀다. 상위권팀 삼성과 넥센을 상대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고 승률 5할을 지켰다.
지난 4월 11일 사직 롯데전부터 안영명이 선발 등판했던 8경기에서 한화는 무려 7승을 올렸다. 그야말로 '승리 요정'이다. 안영명은 "팀이 이겨서 나도 좋다"면서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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