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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16강 상대 놓고 고민 수원, 누굴 만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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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시 전북 50%, 2위 시 가시와와 복수전 마음은 제각각

[이성필기자] "순리대로 가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수원 삼성은 4월에만 사나흘 간격으로 7경기를 치렀다. 이마저도 오는 29일 FA컵 32강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 경기가 '수원 JS컵'으로 인해 5월 13일로 연기되면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FA컵이 밀린 것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5월에 FA컵 32강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과 16강 두 경기 등 9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대진도 빡빡하다. 2일 전북 현대(원정)와의 9라운드를 시작으로 5일 베이징 궈안(홈)과의 챔피언스리그 최종전, 9일 광주FC(원정)-13일 전남(FA컵, 홈)-16일 제주 유나이티드(홈)-19 또는 20일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23일 성남FC(홈)- 26 또는 27일 챔피언스리그 2차전-31일 인천 유나이티드 등과 만난다. 강약을 조절하기 힘든 팀과 줄줄이 사탕처럼 엮인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G조 2위인 수원은 베이징을 이기면 1위, 비기거나 패하면 2위가 된다. 전북이 속한 E조와 경기를 치르는데 1위는 가시와 레이솔(일본)이 확정되어 있다. 2위가 문제인데 전북이 산둥 루넝(중국)과의 최종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2위, 지면 산둥이 2위가 된다.

수원은 3월 베이징 원정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0-1로 패했던 기억을 되갚겠다는 생각이다. 이 경우 1위로 16강에 오르는데 전북과의 만남 가능성이 50%가 넘는다.

구성원들의 생각은 제각각이다.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 시티즌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만난 중앙 미드필더 김은선은 "중국 원정은 당한 게 많아서 가기 싫다. 15분 거리를 1시간 돌아가는 등 텃세가 심하다"라며 산둥보다는 가시와나 전북을 만나는 것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시와는 지난 2013년 챔피언스리그에서 홈에서 2-6으로 패한 기억이 있다. 이 경기로 인해 수원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김은선은 "일본이랑 하면 좋을 것 같다. 선수들과도 사우나를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아직 확실히 모르겠다. 2일 전북과 경기를 해보고 나서 생각해야겠다"라고 웃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은 "차라리 예전처럼 조1위 홈에서 16강 단판으로 하면 훨씬 나을 것 같다. 그래야 더 재미있다"라고 웃었다. 전북을 만나면 어떤 마음이겠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2일에 해봐야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북이 2위로 16강에 오르고 수원이 1위가 되면 5월에만 세 번이나 격돌하는 상황이 된다. 이 때문에 수원을 제외한 다수의 K리그 팬들은 "K리그 팀끼리의 충돌은 8강이나 4강 가서 해도 되지 않느냐"라며 은근히 수원이 2위가 돼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나 베이징에 복수하고 싶은데다 경기 날이 어린이날이라 대관중 앞에서 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이에 대해 서정원 감독은 "5월 일정을 보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4월 이상이다"라며 웃은 뒤 "순리대로 가자고 했다. 상황에 닥치고 나서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축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가시와에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전북과 만나면 원정 이동 거리가 짧아지니 말이다"라며 복잡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50대 50이다. 아직은 어디에 중점을 두자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뒤 결정을 해야 될 것 같다"라고 정리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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