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한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가 이번에는 수장 자리를 맡을 인물을 뽑을 수 있을까.
배구협회는 27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오륜동에 있는 올림픽파크텔 3층 회의실에서 제37대 협회 회장선거를 치른다.
배구협회 17개 시도지부 및 산하 6개 연맹 대의원 23명의 투표로 새 회장을 선출하는데 후보는 박승수 현 배구협회 부회장 겸 회장 직무대행과 신장용 중고연맹 회장이다.
배구협회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뒤인 지난해 10월 임태희 회장이 사임하면서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그동안 두 차례 대의원 총회를 열고 후임 회장을 찾으려고 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먼저 국회의원 출신인 김성희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단독 출마했지만 대의원의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해 회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이어 다시 오한남 한국대학배구연맹 회장과 김인원 법무법인 센트럴 대표 변호사가 회장 후보로 나서 2파전이 이어졌다. 오 회장의 후보 사퇴로 다시 김 변호사 단독 후보 상황이 됐으나 이번에도 김 변호사에 대한 반대표가 많았다.
배구협회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임 회장 사임 이후 행정 공백을 피할 수 없다. 이번에 세 번째 맞는 신임 회장 선출도 전망이 밝지 않다.
신 중고연맹회장은 지난 2013년 배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다. 그는 당시 대의원 19표 중 5표를 얻어 임 회장(14표)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문제는 국회의원을 지낼 때 일 때문이다. 신 중고연맹 회장은 19대 국회의원선거 기간 동안 금품 제공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실형을 받았다.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아 의원직을 잃었다.
박 부회장의 경우는 전임 회장 집행부 소속이라는 걸림돌이 있다. 배구계 안팎에서는 임 회장이 배구협회를 이끌 당시 집행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집행부가 유임될 수 있는 방법은 이번 회장 선거에서도 새 수장을 뽑지 못하면 된다. 이럴 경우 회장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 집행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새 회장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협회 행정 공백은 길어진다. 올해는 남녀 배구 성인대표팀의 2016 리우올림픽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벌써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집행부와 구성원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배구협회는 최근 몇 년 동안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 대표팀 지원과 한국배구연맹(KOVO) 및 프로구단들과의 협력 등 여러가지 부문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구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업자 정신'을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구 발전에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자기 주장과 입장만을 내세우고 반대편에 있는 이들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협력과 공생을 도모해야 하지만 배구협회의 현주소는 어둡다. 회장 선출을 두고도 서로 입장 차만 있을 뿐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한편 새 회장이 선출되면 임 회장의 잔여 임기인 오는 2017년 1월까지 배구협회를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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