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화 이글스의 달라진 모습은 '관계의 변화'에서도 읽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철저하게 당했던 상대를 제압하면서 자신감이 상승했다.
한화의 천적과도 같았던 삼성을 시즌 처음 만나 우려했던 악몽을 지웠다. 한화는 14일 홈에서 삼성을 맞아 5-3으로 이겼다. 3회초까지 0-3으로 뒤졌으나 3회말 권용관과 김태균의 홈런, 이성열의 적시타를 묶어 대거 4득점,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7회말 1사 3루에서 이시찬의 스퀴즈 번트가 안타로 연결되며 추가점을 올렸고, 마운드가 리드를 잘 지켜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그동안 한화는 삼성과 만나 고개를 들지 못했다. 삼성이 최근 4년간 리그 우승을 놓치지 않는 동안 한화와 천적 관계는 더욱 굳어졌다. 한화는 지난해 삼성전에서 4승 1무 11패, 2013년 4승 12패, 2012년 6승 13패로 철저하게 밀렸다.
지난해 삼성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무려 28안타를 맞고 1-22로 참패를 당했다. 그러나 올해는 시작부터 다르다. 한화는 삼성과의 시즌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삼성을 2연패에 빠뜨렸다.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던 삼성은 당황했고, 한화는 기세가 올랐다.
더구나 삼성 선발투수는 윤성환이었다. 윤성환은 대표적인 '한화 킬러'로 꼽힌다. 지난해 한화전에 4차례 등판해 4승을 모두 챙겼고 평균자책점 2.20으로 펄펄 날았다. 2013년에도 2경기에 등판해 2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0.69로, 윤성환이 상대한 7개 구단 중 가장 좋았다.
윤성환은 최근 2년 동안 한화전에 나서기만 하면 모두 승리를 챙겨왔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3회에만 홈런 두 방 포함 집중 6안타를 맞은 윤성환은 6이닝 10피안타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연승을 달리던 윤성환의 시즌 첫 패배다.
앞서 한화는 또 다른 천적투수였던 LG 봉중근도 제압했다. 지난 7일 대전 LG전에서 연장 11회말 모건의 끝내기로 4-3 역전승을 거둔 날이었다. 3-3으로 맞서 연장에 돌입한 한화는 11회말 등판한 상대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3안타를 뽑아내면서 경기를 끝냈다. 4경기 연속 실점으로 불안하던 봉중근을 한화가 몰아붙여 무너뜨렸다. 이 경기 승리로 한화는 2연패에서 탈출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봉중근도 그동안 한화를 꾸준히 괴롭혀왔다. 지난해 한화전에 7차례 등판해 5세이브 평균자책점 1.35를 거뒀고, 2013년에는 6경기에 나서 4세이브를 사냥했다. 실점은 없었다. 봉중근은 2012년에도 실점 없이 한화전에서 4세이브를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첫 만남부터 강렬한 패전의 상처를 안기며 한화는 자신감을 회복했다.
'화요일 징크스'도 깰 조짐을 보였다. 2013년 한화의 화요일 승률은 3할6푼8리(7승 12패)로 8위였다. 지난해에도 화요일 승률 3할8푼1리(8승 13패 1무)로 8위에 머물렀다. 일주일의 시작인 화요일 승률이 떨어지면서 성적도 저절로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두 차례 치른 화요일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7일 LG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14일 삼성전에서도 5-3으로 이겼다. 올 시즌 승리와 패배를 반복해왔던 한화가 화요일 승리로 주초부터 자신감을 갖고 한 주를 보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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