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에이스 탈보트마저 무너졌다.
탈보트는 12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했다. 탈보트가 0.2이닝 만에 5피안타(1홈런) 3볼넷을 내주고 7실점(6자책)하는 바람에 한화는 4명의 구원진을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한화가 이번 롯데와의 원정 3연전에서 거둔 성적은 1승 2패.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잃은 게 훨씬 더 많다.
한화는 10일 롯데전에서 9-10으로 졌다. 경기 중반까지 2-8로 뒤졌으나 8회부터 6점을 더해 동점을 만들면서 역전 희망을 키웠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 배영수에 이어 정대훈과 송창식, 김민우, 권혁에 송은범까지 투입해 승리를 노렸다. 그러나 송은범이 등판하자마자 장성우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이날 권혁은 2.2이닝 동안 51구를 던졌다. 여기에 선발 요원인 송은범까지 소모하고도 졌으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내가 미스했다"고 자책했다.
여파는 다음 경기까지 이어졌다. 11일에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 연속 등판했던 안영명이 '깜짝' 선발로 나섰다. 다행히 안영명이 6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쾌투한 덕분에 4-1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안영명에 이어 송창식과 유창식, 송은범이 나란히 등판해 나머지 3이닝을 책임졌다.
12일 롯데전 선발은 팀의 에이스인 탈보트. 개막 후 승리와 패배를 반복해왔던 한화가 시즌 첫 연승을 거둘 기회였다.
그러나 탈보트는 예상 밖 부진으로 벤치를 당황하게 했다. 1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좌측 안타를 내준 뒤 김문호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손아섭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은 탈보트는 최준석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사이 김문호는 3루까지 진루했다.
강민호가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가 됐고, 정훈에게 던진 초구가 몸에 맞으면서 밀어내기 득점을 헌납했다. 그리고 1사 만루에서 김대우에게 좌월 만로포까지 얻어맞았다. 점수는 0-6으로 벌어졌다.
탈보트는 김민하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또 다시 흔들렸다. 중견수 쪽 안타로 출루한 오승택이 도루와 포수 실책을 묶어 3루까지 달렸고, 황재균에게 중견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내줬다. 김문호 타석에서 황재균이 2루를 훔쳤고, 김문호마저 11구 접전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 감독은 탈보트의 강판을 지시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민우는 초구에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길었던 이닝을 끝냈다.
이어 등판한 김민우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김민우는 2회 정훈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맞은 뒤 황재균에게 우월 2타점 적시 2루타를 헌납했다. 한화는 시작부터 1-11로 크게 뒤졌다.
한화는 이날 탈보트에 이어 김민우(3.1이닝 4실점), 이동걸(0.2이닝 4실점 비자책), 김기현(2.1이닝 무실점), 정대훈(1이닝 무실점)을 올렸다. 이동걸은 5회 황재균에게 빈볼을 던져 시즌 1호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결과는 3-15 패배. 소득 없이 아쉬움만 남긴 경기였다.
한화는 14일부터 홈에서 삼성과 만난다. 마운드가 붕괴된 한화에는 분명 부담스러운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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