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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환 뜻밖 활약이 키운 LG의 '한나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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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선발 출전 멀티히트 맹활약, 최승준 입지도 위태

[정명의기자] 똘똘한 신예의 등장은 기쁘다. 하지만 딜레마도 커진 것은 머리 아픈 일이다.

LG 트윈스의 2년차 내야수 양석환이 데뷔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석환은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잠실 경기에 7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LG의 3-2 승리를 이끄는 활약이었다.

데뷔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경기에서 데뷔 첫 안타, 타점, 득점, 멀티히트를 한꺼번에 신고한 양석환이다. 3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전안타로 출루하며 선취 2득점의 발판을 놓았고, 4회초에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양석환 타격을 살려보고 싶어 기용했는데 고맙게도 잘해줬다"며 "양석환이 수비나 타격이나 폼은 그다지 좋지 않아도 결정적인 장면들을 자주 만들어낸다. 우리가 모르는 뭔가 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고 양석환의 능력을 평가했다.

이날 양석환이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개막 이후 줄곧 1루수 겸 중심타자로 기용돼 온 최승준의 부진 때문이다. 최승준은 올 시즌 5경기에서 16타수 1안타, 타율 6푼3리에 그치고 있다. 결국 양 감독은 "벤치에서 경기를 한 번 지켜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승준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최승준이 비운 1루 자리로는 원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정성훈이 투입됐다. 정성훈이 맡고 있던 3루수로는 양석환이 나섰다. 주포지션이 3루수인 정성훈은 지난해부터 1루수로 전향했지만 올 시즌 다시 핫코너를 지키고 있었다.

정성훈과 최승준, 양석환이 얽혀 있는 LG의 1루와 3루에는 또 한 사람 중요한 인물이 관련돼 있다. 바로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가장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력(614경기 출전)을 자랑하는 한나한이지만 아직 국내 야구팬들 앞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캠프 기간 중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실전 훈련조차 소화하지 못했다. 일단 LG 구단은 한나한의 부상 회복과 1군 합류 시점으로 5월 초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양석환이 선발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딜레마가 커졌다. 당초 LG는 한나한의 부상으로 정성훈을 3루로 돌리고 최승준을 주전 1루수로 기용하는 '플랜B'를 가동했다. 우타거포 유망주 최승준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기용법이었지만 최승준이 기대에 못미치며 부진에 빠졌다.

양석환이 활약을 이어간다면 당장 최승준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양석환을 3루수로, 정성훈을 1루수로 기용하면 되기 때문. 양석환과 최승준을 번갈아 출전시킨다고 해도 정성훈이 1,3루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양석환의 등장으로 한나한의 공백은 당장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비싼 돈을 들여 영입한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까운 일이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최승준까지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한나한의 필요성은 더욱 적어진다.

LG로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한나한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팀 전력에 가세해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것. 하지만 합류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나한으로부터 비롯된 딜레마는 커져만 가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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