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하루살이라서 더 집중해야 됩니다."
LG 트윈스의 2년차 내야수 양석환(24)은 절박한 마음으로 1군 생활을 보내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개막전 1군 엔트리 합류. 하지만 언제 또 2군으로 내려가야 할 지 모른다는 불안한 입지 속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LG에 입단한 양석환은 시범경기 스타다. 2군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시범경기가 시작되면서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꾸준한 타격감을 이어가던 양석환은 시범경기 최종전이던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3점포를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결국 양상문 감독은 "저렇게 잘 치는데 (엔트리에) 안 넣을 수 있겠느냐"며 양석환을 1군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당당히 1군 선수로 시즌을 맞은 양석환은 대타로만 경기에 출전하고 있지만, 지난해 데뷔 후 처음 경험하는 1군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다. 양석환은 "야간경기, 상대 투수, 관중,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1군 데뷔 첫 타석이 아쉬웠다. 개막전이던 지난달 28일 광주 KIA전. LG가 1-3으로 뒤지던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석환은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윤석민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방향이 좋지 않았다. 양석환의 타구는 KIA 중견수 김원섭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들었고, 경기는 그대로 KIA의 승리로 끝났다.
당시를 떠올리던 양석환은 "잘 맞아서 안타가 되는 줄 알았다"며 "만약 안타가 됐다면 데뷔 첫 안타라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상대가 윤석민 선배였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고 말했다. 윤석민을 상대로 아까운 타구를 날린 양석환은 이후 두 차례 더 대타로 경기에 나서 아직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3일 현재 양석환의 1군 성적은 3타수 무안타다.
1일 롯데전에는 승부처에서 대타로 투입됐다. 그만큼 양석환에게 양상문 감독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2로 맞선 8회말 2사 1,2루. 포수 최경철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양석환은 롯데 이정민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닝교대 시간 동안 양상문 감독은 직접 양석환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전달했다. 양석환은 당시를 떠올리며 "감독님이 승부처에서는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구질이든 한 가지를 정해놓고 노려서 치라고 하셨다"며 "빠른공에 타이밍을 맞춰놓고 있었는데, 내가 신인이라서 그런지 변화구 위주로 상대를 해오더라. 결국 슬라이더를 쳐서 아웃됐다. 하지만 큰 공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심장은 양석환의 장점 중 하나. 처음 1군 무대에 서는 선수답지 않게 별로 긴장을 하지 않는다. 양석환은 "생각보다 긴장이 안되더라"며 "원래 성격이 좀 그렇다. 대학 때도 예선보다는 결승이 재밌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데서 야구를 하면 훨씬 재밌더라"고 자신이 성격을 설명했다.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 뒤 "나에게는 시범경기가 한국시리즈"라고 자신의 절박함을 표현했던 양석환이다. 그는 여전히 한국시리즈에 나선다는 마음가짐으로 1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최대한 1군에 오래 머물며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 지금 난 언제 2군으로 내려갈 지 모르는 하루살이이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양석환의 목소리에는 굳은 의지와 각오가 잔뜩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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