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수원 삼성-인천 유나이티드 경기의 '최고의 1분'은 후반 42분에 나왔다.
수원은 지난달 25일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역전승이라 기쁨이 더욱 컸다. 하지만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2차전과 포항 스틸러스와의 클래식 홈 개막전에서는 1명이 퇴장 당하는 쓴맛을 보며 잇따라 0-1로 패했다.
수원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나온 경기들이었다. 퇴장 변수가 있기는 했지만 골을 넣어야 할 때 넣지 못하는 결정력 부재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점유율 축구로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한 번의 실수에 실점하면서 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수원은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성남FC)의 이적 공백을 권창훈으로 메우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권창훈은 수원의 다음 경기인 18일 호주 원정(브리즈번 로어전)에 나서지 못하고 16일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차출된다.
공수 연결 고리의 부족은 서정원 감독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원톱 정대세의 컨디션은 쉽게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날 선발로 내세운 원톱 카이오는 몸상태가 70% 수준밖에 안됐다. 중앙에서 해결해주지 못하니 어려운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서 감독 입장에서는 인천의 장신 공격수 케빈이 부러웠을 것이다. 케빈은 이날 미끼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인천이 0-1로 뒤지던 후반 28분 김인성의 동점골 상황에서 케빈은 수원 수비 앞에서 타점 높은 점프를 시도했다. 볼은 케빈의 머리에 맞지 않고 뒤로 흘렀다. 수비수 한 명이 케빈에게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고 뒷공간이 비면서 김인성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아 고민하던 서 감독은 후반 36분 정대세 교체 투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카이오와 투톱을 이뤄 힘으로 인천의 수비를 공략해보자는 의지였다. 하지만, 인천 수비는 좀처럼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서정원 감독은 초조한지 42분 물병을 들고 목을 축이는 모습을 보였다. 답답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오히려 인천의 역습에 실점 위기에 몰리는 등 수원의 힘든 경기가 계속됐다.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고 나서야 서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정대세의 패스를 받은 염기훈이 왼발로 결승골을 넣으며 수원은 2-1로 이겼다. 골 장면에 좋아하던 서 감독은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김도훈 인천 감독을 안으며 굳었던 표정을 어렵게 풀었다.
수원의 극적인 승리였지만 앞으로도 수원은 공격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면 서 감독이 계속 물병을 찾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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