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다른팀 선수들과 비교해 우리팀 선수들은 너무 순하다."
이선구 GS 칼텍스 감독은 경기 내용과 올 시즌 관련해 선수들에 대해 싫은 소리를 자주 하진 않는다.
그런데 최근 이 감독은 팀이 연패를 당하는 동안 단단히 뿔이 났다. 승패 결과를 떠나 경기내용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시즌 순위를 떠나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선 안된다"면서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코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수들이 코트에서 너무 순하고 착해도 문제"라면서 "공주배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GS 칼텍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팀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IBK 기업은행을 상대로 전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를 뒤집고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디펜딩챔피언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제대로 받았다. 정규리그는 마지막 6라운드 일정에 들어갔으나 GS 칼텍스는 아직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지 못했다.
GS 칼텍스의 올 시즌 부진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꼽힌다. 지난 시즌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던 베띠(도미니카공화국)를 잡지 못한 부분이 가장 크다. 베띠는 GS 칼텍스를 떠나 터키리그 에작시바시 유니폼을 입었다.
뻬띠가 떠난 외국인선수 자리는 시즌 내내 이 감독을 힘들게 했다. 쎄라(캐나다)에 이어 에커맨(미국)을 데려왔으나 영입 효과는 기대 만큼 크지 않았다.
또한 베테랑 선수들의 이적과 은퇴도 부진 원인 중 하나다. 오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로 베테랑 센터 정대영이 한국도로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팀 공격의 출발점이었던 세터 이숙자(현 KBS N 스포츠 배구해설위원)는 현역 은퇴를 해 배구공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이 감독은 "(정)대영이와 (이)숙자가 빠진 자리를 바로 아래 고참에 해당하는 한송이나 배유나가 잘 메워줘야 한다"며 "그런데 둘다 너무 여리다. 코트에서 더 활기차게 뛰고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부분은 아쉽다"고 걱정했다.
이 감독의 얘기를 들었을까. GS 칼텍스 선수들은 1일 안방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맞대결에서 어느때보다 힘을 냈다. 1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연달아 2, 3세트를 연달아 내주면서 코너에 몰렸다. 4세트에서도 15-23까지 리드를 당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를 하지 않았다. 승부를 뒤집지 못했지만 GS 칼텍스 선수들은 20-23까지 따라 붙으며 흥국생명을 괴롭혔다. 에커맨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범실이 많았던 부분이 패배 원인이 됐다. GS 칼텍스는 범실 29개를 기록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범실 14개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감독은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앞선 3경기와 비교해 경기내용은 좀 더 나아졌고 선수들도 열심히 했다"면서 "그래도 결과에 상관 없이 풀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갔어야 한다. 이부분은 아쉽다. 결국 범실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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