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 마지막 베스트 11, '장현수'를 주목하라

[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바로 31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펼쳐지는 2015 아시안컵 결승전 호주와의 경기다. 한국은 호주전 승리로 아시안컵에서 55년 동안 맺힌 우승의 한을 풀려고 한다.

한국의 55년의 한을 풀 마지막 경기에 나설 대표팀 베스트 11은 누가 될 것인가.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은 어떤 선수를 우승의 영광을 일궈낼 전사로 내보낼 것인가.

아마도 슈틸리케 감독은 안정적인 선수 기용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조별예선에서는 부상, 감기 등의 이유로 베스트 멤버가 큰 폭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8강전부터 토너먼트가 시작된 후 슈틸리케 감독은 안정을 택했다. 베스트 11의 변화 폭은 작았고, 함께 나섰던 선수들의 호흡과 조직력을 믿으며 꾸준히 신뢰를 줬다.

따라서 결승전에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는 김진현이 나서고, 중앙 수비수에는 김영권과 곽태휘, 왼쪽 풀백에는 김진수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키퍼와 이들 세 명의 수비 라인은 8강 우즈베키스탄전과 4강 이라크전 모두 선발로 나서 발을 맞췄다.

수비 라인의 변수는 오른쪽 풀백이다. 8강전에서는 김창수가 선발로 나섰고, 4강전에서는 차두리가 선발로 나섰다. 결승전에서는 어떤 선수가 선발로 나올 지 쉽게 예상할 수 없다. 8강처럼 김창수가 선발로 나오고 상대 체력이 떨어졌을 때 차두리를 교체 투입시키는 카드를 쓸 수도 있고, 4강처럼 차두리를 선발 출전시켜 풀타임 뛰게 할 수도 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캡틴' 기성용과 박주호가 확고해 보인다. 이들은 전 경기 선발로 나섰다. 왼쪽 날개에는 '에이스' 손흥민,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남태희의 출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둘은 8강전과 4강전 모두 선발로 나섰다. 오른쪽 날개에는 경험이 많은 이근호가 유력할 것으로 보이나 4강전에 선발로 나섰던 한교원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역시 이정협이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이정협은 조별예선 3차전 호주전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고, 4강전에서도 골을 성공시켰다. 피지컬과 파워가 강한 호주 수비수들을 상대로 이정협이 높이와 힘으로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따라서 오른쪽 풀백과 오른쪽 날개를 제외하고는 8강, 4강전과 같은 멤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파격적인 라인업을 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우승컵이 놓여 있는 경기다. 이미 많은 경기로 인해 한국의 전력은 다 노출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의 허를 찌르는 '도전'을 선택할 수도 있다.

지난 29일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이 시작되기 전 차두리와 개별 면담을 가졌다. 그리고 차두리에 이어 장현수와도 개별 면담을 했다. 이는 차두리와 장현수를 결승전에서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차두리는 오른쪽 풀백에서 김창수와 경쟁하고 있고, 장현수는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 모두 가능한 선수다.

특히 장현수는 이번 대회 5경기 전 경기를 출장했다. 조별예선 1, 2차전은 선발 출전했고, 3차전 호주전부터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장현수는 호주전에 이어 8강과 4강전에서 항상 한국이 골을 넣은 후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즉, 한국이 승리를 확신할 때 수비 강화를 위해 장현수를 투입한 것이다. 더 이상 골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승리를 지키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핵심 카드였다. 야구로 따지만 장현수는 구원 투수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장현수가 언제 투입될 지가 관건이다. 장현수가 투입되는 순간 한국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다.

아니면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호주 공격수들을 막기 위해 수비의 구원 투수였던 장현수를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중앙 수비수 조합 중 하나일 수 있고, 박주호를 대신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설 수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 확실하지 않지만 분명 장현수는 결승전의 핵심 카드임은 분명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 기용에 안정을 택하든지 파격을 택하든지, 노리는 결과는 같다. 6경기 연속 무실점, 그리고 승리다.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만나 골을 넣지 못한 팀이 단 한 팀이다. 그 팀이 바로 한국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는 이미 호주와 한 차례 상대를 해봤다. 결승전에서는 그 때와는 다른 호주 팀이 나올 것이다. 전술, 선수 기용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고, 실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자신감을 가지고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최선을 다해 호주전 잘 풀어나갈 것이다. 승산이 있다"며 승리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