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민병헌(두산 베어스)은 승승장구라는 말이 어울리는 선수다. 지난 2006년 프로 입문 뒤 한동안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2011∼2012년 경찰청 군복무 후 일취월장했다. 제대 이듬해인 2013년 119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리 9홈런 65타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 124경기서 타율 3할4푼5리 12홈런 79타점으로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외야수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나날이 향상되는 비결이 있다. 바로 '절박함'이다. 민병헌은 "지금 많은 칭찬과 응원을 받고 있지만 언젠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슬럼프로 부진할 수 있다"며 "지금의 기대에 대한 부담보다 그 때 밀려올 중압감과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의 성적에 자만하기 보다는 언제인가 다가 올 수 있는 '굴곡'에 대비하기 위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 "연습을 해야 잘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많은 연습을 소화하려 한다"며 "경찰청 시절 많은 경기 경험을 통해 여러가지 실전 대처법을 찾아봤던 경험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에게는 적잖은 칭찬과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야구를 잘 하는 선수가 누리는 일종의 특권이다. 민병헌은 "기대와 칭찬은 고맙지만 달콤한 말에 젖어 나태하지지 않으려고 더 긴장하고 있다. (김)현수, (정)수빈이 등 너무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항상 치열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자만하려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던 지난 시즌이지만 그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시즌 후반 페이스가 꺾인 점이 마음에 걸렸다.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잘 했던 시즌이기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고 토로했다.
올 시즌 특별히 달라질 부분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의 좋았던 경험을 살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김태형 감독님이 말씀하진 빠른 야구, 한 발 더 뛰는 야구를 위해 조금 더 신경써서 다가가려 한다. 이를 위해 내 몸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더 빨라지는 야구에 부응하기 위해 스타트와 순발력, 러닝부분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세워두지 않았다. 그보다는 팀을 우선시하다보면 자신도 좋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내가 어떻게 해야 내 위치에서 팀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다. 1번이든 9번이든 가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큰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시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목표, 소박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고 넘어섰을 때 얻는 기쁨에서 다음 목표를 설정한다. 그래서 '최대한의 목표'보다 '최소한의 목표'를 설정하고 시즌에 임하려 한다. 어떠한 큰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을 잘 하다보면 더 좋은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4일 미국 애리조나 전훈 출발을 하루 앞둔 날에도 잠실구장 실내연습장에서 피칭머신의 공을 힘껏 쳐낸 민병헌이다.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지든 오늘 자신의 과제는 절대 빼먹지 않는 성실함, '도약하는 스타' 민병헌의 성공 뒤에는 이런 끝없는 노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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