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지난 8일 사령탑 교체를 발표했다. 우리카드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만수 감독이 총감독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신 양진웅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강 감독은 총감독으로 위치가 바뀌었지만 사실상 물러난 셈이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9일 현재 2승 19패 승점 10으로 V리그 남자부 최하위(7위)다. 우리카드로 간판을 바꿔 단 지난 시즌에는 15승 15패 승점 43으로 4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강 감독이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주전 센터 신영석과 레프트 안준찬의 입대에 따른 전력 공백에 이어 외국인선수 오스멜 까메호도 부상으로 결국 짐을 쌌다.
팀 전력은 떨어졌고 결국 10연패를 당하는 아픔도 겪었다. 여기에 불투명한 구단 앞날도 선수들의 힘을 빠지게 했다. 이런 과정을 모두 지켜봤던 강 감독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강 감독은 올 시즌 긴 연패를 당하는 동안 스트레스성 장염에 시달렸다. 선수단에 내색도 하지 못한채 속으로 끙끙 앓았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였던 지난해 12월 23일 인천 대한항공전에서 3-1로 이기며 10연패에서 벗어났다. 당시 강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가진 방송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렸다. 지긋지긋했던 연패를 끊고 감정이 북받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전 승리 이후 다시 4연패에 빠졌다. 지난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른 현대캐피탈전이 강 감독이 지휘한 마지막 경기가 됐다. 구단은 양진웅 감독대행 선임에 대해 '팀 분위기 쇄신과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사령탑 교체만이 능사가 아니다. 우리카드는 당장 이번 시즌 이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팀의 존립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추진하고 있던 우리카드 선수단 인수 기업 물색 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모기업인 우리카드는 당초 지난해 12월까지만 팀 운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한 발 물러서 시즌 종료 때까지는 지원하기로 했다.
그래도 구단의 운명이 걸린 데드라인은 변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는 4월까지 팀을 인수할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다음을 장담할 수 없다. 연맹은 또 다른 인수자를 물색하는 한편 네이밍스폰서 쪽으로도 접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카드는 까메호를 대신할 외국인선수 영입은 언감생심이다. 남은 정규시즌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다시 긴 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한편, 감독대행을 맡게 된 양 수석코치는 부산 동성중, 문일고, 한양대를 나와 1983년부터 1990년까지 남자배구국가대표팀에서 뛰었고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실업팀인 현대자동차써비스(현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했다.
현역 선수 은퇴 후 지도자로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남자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귀국 후 현대캐피탈 코치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활동했다. 이후 2012년 우리카드의 전신인 드림식스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양 대행의 사령탑 데뷔전은 오는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전력과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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