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가 마침내 10연패 사슬을 끊었다. 우리카드는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원정경기에서 3-1(25-22 17-25 25-16 32-30)로 이겼다.
우리카드 선수들은 강만수 감독과 팬들에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제대로 선물을 안긴 셈이다. 구단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거둔 승리라 의미는 더 크다.
우리카드는 최근 팀 인수 문제와 관련해 암초를 만났다.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그동안 공을 들였던 MG(새마을금고)가 구단 인수에 난색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MG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통해 배구단 인수가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맹 관계자는 "인수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MG는 최근 배드민턴단을 창단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스포츠단을 운영하기에 적지않은 부담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우리카드 인수 문제가 아예 물건너간 상황은 아니다.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OK저축은행이 지난 2012-13시즌 네이밍스폰서(당시 러시앤캐시)로 참여한 형태다. 러시앤캐시는 우리카드의 전신인 드림식스의 네이밍스폰서를 맡아 팀 운영을 지원했다.
러시앤캐시는 드림식스의 완전 인수까지 고려했으나 새로운 팀을 창단하기로 결정했고 2013-14시즌 V리그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드림식스는 우리카드로 팀 운영권이 넘어갔다.
연맹은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MG 측에서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먼저 참여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뜻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우리카드 배구단은 앞날이 불투명했다. 우리카드 측에서 이번 달까지만 팀 운영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연맹은 이런 이유로 그동안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바라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한숨은 돌릴 수 있었다. 우리카드가 올 시즌 종료까지는 팀 운영을 책임지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연맹 입장에서는 좀 더 시간을 벌어 놓은 셈이다. 구자준 KOVO 총재도 '팀 해체 등 최악의 상황은 반드시 피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우리카드 배구단 인수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선수단이다. 우리캐피탈 시절부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고용불안'에 처한 선수들은 마음 편히 운동을 할 수 없었고 코트에서도 집중할 수 없었다.
연맹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더이상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끌고 갈 수는 없다. 하루빨리 명쾌한 해결책을 찾아 매듭을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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