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결혼식 후 곧바로 자선축구에 참가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은 진정한 축구 사랑을 실천했다.
13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4' 자선축구는 즐거움과 의미가 버무려진 훈훈한 경기였다. 사랑팀과 희망팀으로 나눠 축구를 통해 자선의 의미를 실천했다.
풋살로 진행된 경기는 15분씩 3쿼터로 나눠 치러졌으며, 참가한 모든 선수가 열정적인 경기를 펼치면서도 재치 넘치는 동작으로 즐거움을 마음껏 표현했다. 일찌감치 세리머니를 짜와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희망팀의 김영권은 골을 넣은 뒤 벤치로 뛰어가 꽃다발을 들었다. 그러더니 관중석으로 뛰어 들어 한 여성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알고보니 이날 김영권은 가족과 일부 지인만 조촐하게 초대해 결혼식을 올린 새신랑이었다. 꽃다발을 받은 여성은 그의 신부였다.
신부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감동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새 신랑이 결혼식 후 곧바로 자선경기에 참가하러 왔지만 취지를 공감하는 신부는 그 어떤 반대도 없었다.
김영권 커플은 신혼 여행을 뒤로 미뤘다. 국가대표로 뽑힌 김영권은 15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리는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 대비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아시안컵 대표팀 최종 승선이 유력해 대회 이후로 신혼여행을 연기했다.
김영권은 자선경기 미디어데이에서도 "브라질월드컵을 경험하고 와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가슴속에 묻어두고 가겠다. 자선 축구와 월드컵은 관련이 없다. 나는 (자선경기에) 매년 출전했고 우리를 봐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선물을 드리는 자리"라며 당연히 참가해야 하는 이유를 전했다.
결혼하는 날 자선경기가 열렸지만 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평생 살 사람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어 행복하다. 신혼여행도 가려고 했지만 A대표팀 소집으로 국내에 머무르게 될 상황이었다. 뜻깊은 행사에 참가할 기회까지 얻어 결혼식 후 곧바로 참가했다"고 얘기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강수일(포항 스틸러스)은 부러움의 눈빛을 보내며 "새 신랑인데 이런 자리에 참가하는 것이 참 멋있다. 나도 (김)영권처럼 멋진 신부를 만나 결혼을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다문화가정 출신으로 두 번째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강수일은 연말마다 각종 자선경기에 나서는 등 축구를 통한 이웃 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은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나서 스포츠에 차별이 없음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강수일은 "자선 경기 등 이런 행사들이 계속 된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의미가 남다르니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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