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영웅 우승 도전!'
넥센 히어로즈는 팀 창단 이후 두시즌 연속 '가을야구'에 나섰다. 팀은 LG 트윈스를 상대로 치른 플레이오프부터 캐치프래이즈를 이렇게 정했다.
넥센은 지난해 팀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기선 제압엔 성공했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치른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 2차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플레이오프 진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넥센은 거짓말처럼 내리 세 경기를 졌다. 첫 번째 가을야구는 그렇게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고 끝났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두산과 포스트시즌을 치른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사실 넥센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눈앞에 놓쳤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2·3·4위가 가려졌다. 넥센은 당시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2위에 대한 희망을 접었다. 염 감독은 그런 실수를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넥센은 정규시즌에서 염 감독의 바람대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를 확정했다. 분명 지난해와 견줘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이제는 '가을야구'에서 한 계단 더 오르는 일만 남았다. 넥센은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LG를 상대로 3승1패를 기록, 대망의 한국시리즈 무대에 당당히 섰다.
삼성 라이온즈와 치른 이번 한국시리즈는 염 감독과 넥센에게 지난해와 또 다른 아쉬움을 남겼다. 넥센은 원정으로 치른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체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1승2패로 끌려가고 있던 4차전, 안방에서 화끈한 홈런포 4방을 앞세워 삼성 마운드를 두들겼다. 2승2패로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그때까지만 해도 흐름은 결코 삼성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염 감독과 넥센 선수들은 5차전을 꼽을 것이다. 넥센은 9회말 투아웃까지 삼성에 앞서있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건 넥센이 아닌 삼성이었다. 최형우의 끝내기 2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넥센은 기가 꺾였다.
시리즈 전체 승부가 마무리된 6차전도 그랬다. 염 감독이 강조했던 것처럼 선취점을 넥센이 뽑았다면 경기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었다.
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때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것과 한국시리즈에서 그것과는 차이가 크다"고 했다. 우승을 눈앞에 두고 물러서는 아쉬운 마음과 허탈감을 비교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염 감독은 "우리팀이 정말 강해지기 위해서는 우승이라는 정점을 찍어야 하고 선수단, 코칭스태프, 구단 모두 그런 경험을 해야 한다. 그런데 눈앞에 좋은 기회를 놓친다는 게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그래도 스포츠는 도전하는 자리가 더 위대하고 빛날 수 있다. 넥센은 만년 동네북이란 이미지를 이젠 벗어던졌다. 그간 가능성만 보여준 팀이 넥센이었다먼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팀 전력을 잘추스려 한 계단씩 올라섰다.
염 감독과 넥센 선수들에게는 아쉽지만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마땅히 박수와 격려를 받을 만한 성적이다. 아울러 넥센의 내년 시즌 성적이 더 기대되는 근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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