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전력은 지난 2일 홈팬들 앞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국전력은 풀세트 접전 끝에 삼성화재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전력 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모두 코트로 나와 기쁨을 나눴고 수원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도 즐거워했다. 한국전력의 이날 승리의 원동력에 대해 신영철 감독은 '집중력과 수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광인과 쥬리치 '좌우 쌍포'의 활약이 큰 힘이 됐음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공격력에서도 레오가 버티고 있는 삼성화재와 견줘 밀리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전력이 귀중한 승점 2점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런데 이날 전광인은 출발이 좋지 못했다. 그는 1세트에서 3점에 머물렀다. 공격성공률은 28.57%에 그쳤다.
전광인은 "1세트에서는 흥이 나질 않았다"면서 "앞서 치른 우리카드전에서 부진이 계속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플레이에 집중이 잘 안됐다"고 했다.
코트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자 동료들이 전광인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고참 센터 후인정과 하경민은 전광인에게 파이팅을 주문했다. 2세트 들어 코트에 투입된 베테랑 센터 방신봉도 전광인을 격려했다.
함께 팀 공격을 이끈 쥬리치는 "웃자(smile)"고 전광인에게 계속 독려했다. 전광인은 "형들과 쥬리치의 격려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소를 되찾은 전광인은 2세트부터 제기량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2세트에서 쥬리치(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7점을 올렸고 세트 공격성공률도 75%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광인이 힘을 내면서 한국전력은 2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가져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풀세트 접전 끝 승리의 발판을 다진 것이다.
전광인은 지난 시즌 신인으로서 정신없이 데뷔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오프시즌 내내 태극마크를 달고 박기원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에서 뛰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목표인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중국과 3, 4위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값진 동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전광인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서부터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내내 그는 울었다.
전광인은 "물론 계속된 대표팀 일정 때문에 힘이 든다"며 "그러나 나혼자만 그런 게 아니다. 대표팀에서 뛴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라고 아시안게임까지의 기나긴 대표팀 여정을 돌아봤다.
전광인과 한국전력 선수들은 4일 다시 한 번 대어 사냥에 나선다. 이번 상대는 현대캐피탈이다. 장소는 삼성화재를 꺾었던 홈코트다.
전광인은 "나 혼자 잘해서 삼성화재를 꺾은 게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형들을 포함해 팀 전체 모두가 힘을 모아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다. 2013-14시즌이었던 지난 1월 29일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과 원정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당시 전광인은 16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전광인은 현대캐피탈에 승리를 거둔 뒤 이날 22점을 올리며 당시 V리그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비소토와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이제 그의 공격 파트너는 쥬리치로 바뀌었다.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전광인이 또 다시 승리의 포옹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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