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엘 자이시의 이근호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카타르 스타스 리그 입문 후 아직 데뷔골이 터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컨디션도 좋고, 감각도 좋다. 그런데 한 방이 터지지 않는다. 이근호는 카타르로 온 후 총 6경기에 나섰지만 골이 없다. 지난 3일 열린 알 사일리아와의 경기에서 3도움을 몰아 올린 것이 전부였다.
지난 26일 열린 알 가라파와의 경기에서도 이근호는 카타르 리그 데뷔골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게다가 팀도 1-2로 패배했다. 엘 자이시는 리그 3위에서 5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골도 넣지 못했고, 팀도 2연패하고, 이근호의 스트레스가 극도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골이 안 터져 미치겠다. 팀도 2연패를 했고 팀 분위기가 많이 좋지 않다. 게임은 다 풀타임을 뛰고 있고, 감도 좋은데 골이 안 터지고 있다. 데뷔골을 넣어야 한다. 첫 골만 들어가면 조금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처럼 안 되고 있다. 감독님도 괜찮다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신다. 그런데도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첫 골 스트레스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근호, 이런 그를 아끼고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이 가만 놔둘 리 없었다. 이들은 이근호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 또 심적인 안정감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에서 함께 활약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그 중에도 이근호의 '후배'들이 형 이근호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려 함께하고 있다. 이근호가 차분하고, 또 안정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옆에서 동생들이 어시스트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귀엽고 고마운 후배들이다.
"얼마 전 후배들끼리 함께 여행도 가고 했는데 나는 다시 합숙을 하는 바람에 함께 하지 못했다. 그래도 후배들이 나를 걱정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애들이 나에게 게임을 뛸 때 너무 부담을 갖지 말고 뛰라고 한다. 또 골을 안 넣어도 좋으니 편하게 하라고 하고, 또 형의 마음을 잘 안다고 하더라. 후배들 걱정까지 들으니 골이 더 안 들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이근호에게 힘이 되어주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후배들이 있으면 선배들도 있기 마련이다. 선배들도 새로운 무대에서 힘들어하는 후배를 보고 가만 있을 수 없었다. 카타르에서 활약하는 선배들도 힘들어하는 후배 이근호에게 힘을 북돋아주려 팔을 걷어붙였다.
바로 이정수와 조용형이다. 그런데 선배들뿐만이 아니라 이근호에게 힘을 주기 위해 이들 '가족'이 모두 뭉쳤다. 이정수 가족과 조용형 가족이다. 지난 2011년 축구 선수 이정수는 미녀 탤런트 한태윤과 결혼에 성공했다. 조용형 역시 2011년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이 두 가족이 이근호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이들 가족들은 이근호에게 맛있는 밥도 먹이고, 또 바람을 쐴 때도 함께 데리고 가는 등 이국땅 카타르에서 이근호에게 '가족'과도 같은 소중하고도 감사한 존재들이다.
특히 이정수 부부와 이근호는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 이정수 부부가 44층, 이근호가 39층이다. 이 마음씨 착한 부부는 홀로 독수공방하고 있는 외로운 총각 이근호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정수 형과 형수님이 너무 많이 도와주시고 있다. (조)용형이 형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지쳐있는 후배를 위해 정수 형 가족과 용형이 형 가족이 모두 함께 기분전환도 할 겸 근처에 바람을 쐬러 가기도 했다. 특히 카타르에 적응하는데 정수 형이 처음부터 많은 도움을 주셨고, 형수님에게도 큰 도움을 많았다. 정수 형과 형수님이 나의 스트레스를 풀어주시려 많이 노력해주시고 있다. 형수님은 맛있는 밥도 차려 주신다. 요리를 기가 막히게 잘 하신다. 두 분 다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셔서 너무 고맙다."
후배들의 응원, 선배와 가족들의 지지, 그리고 팬들의 바람, 여기에 자신의 의지까지 모두 합쳐 이근호는 카타르 리그 데뷔골을 넣으려 한다. 모든 준비는 마쳤다. 이근호가 다시 첫 골을 노리게 될 무대는 31일 열리는 알 샤하니야와의 경기다.
알 샤하니야는 현재 카타르 스타스리그 꼴찌 바로 앞에 위치한 13위의 약체다. 승점도 5점에 불과하다. 엘 자이시는 반드시 알 샤하니야에 승리를 거두고 2연패를 당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5위 엘 자이시는 더 이상 상위권 팀들과 격차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이근호도 이런 상대를 노리고 있다. 반드시 자신의 데뷔골을 팬들에게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 제물을 알 샤하니야로 정했다. 데뷔골을 넣어 자신을 응원해준 이들에게 보답하고, 극심한 첫 골 스트레스에서도 빠져 나오려 한다.
"다음 경기가 하위권 팀이다. 이번에 제대로 한 번 골을 노려 볼 것이다. 골에 대한 욕심을 한 번 내볼 것이다. 감은 좋다. 집중력을 가지고 골을 노려보겠다. 이번에는 반드시 데뷔골을 넣고 싶다. 이번 경기에서 골 소식을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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