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는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나란히 1승씩을 나눠 가졌다. 넥센은 1차전에서 LG에게 짜릿한 6-3 역전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내친김에 안방인 목동구장에서 2연승을 노렸다.
그러나 마음먹은 대로 술술 풀리진 않았다. 2차전 LG 선발 신정락 공략에 실패하면서 타선이 침체해 2-9로 졌다. LG의 사기를 한껏 올려준 셈이다.
넥센의 2차전 패배 원인 중에는 팀의 4, 5번타자로 나온 박병호와 강정호의 부진도 있었다. 박병호는 4타수 무안타에 삼진 하나를 당했다. 강정호는 9회말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치긴 했으나 앞서 신정락과 맞대결한 세 차례 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팀의 주포 두 명이 동반 침체했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와 강정호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염 감독은 "앞선 경기에서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았다고 해서 바로 타순 조정 등 변화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흔들릴 이유가 없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올 시즌 각각 52, 40홈런을 쳤다. 넥센이 기록한 팀홈런이 199개인데 둘이 92홈런을 합작했다. 단순히 백분율로 따져봐도 두 선수는 팀홈런의 46.23%를 담당했다.
당연히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넥센 벤치는 두 선수가 짜릿한 손맛을 보면서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안타도 좋지만 무엇보다 대포가 나와야 한다. 넥센은 3, 4차전을 적지 잠실구장에서 치른다.
넥센으로서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치른 준플레이오프의 아픈 기억을 떨쳐야 한다. 넥센은 당시 목동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 그런데 잠실로 와서 치른 3, 4차전을 모두 내주고 최종 5차전에서도 패해 눈물을 흘렸다.
이번 플레이오프의 분수령이 될 3차전은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통계를 살펴보니 LG를 상대로 경기당 평균 5.5점을 냈다. 반대로 LG는 우리팀을 상대해 4.28점을 냈더라"고 기록을 살폈다. 넥센 타선이 5점 이상은 뽑아줘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통계가 팀 승리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박병호와 강정호는 3, 4차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에서 올 시즌 7홈런을 합작했다. LG 뿐만 아니라 같은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두산과 맞대결 성적을 합친 부분이지만 목동구장보다 크고 넓은 잠실구장에서도 방망이가 시원하게 돌아갔다는 의미다.
LG의 3차전 선발투수인 코리 리오단을 상대로 둘은 '천적' 노릇을 제대로 했다. 강정호는 정규시즌에서 9타수 6안타 2홈런 8타점을, 박병호도 9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염 감독의 믿음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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