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방망이가 터져야 넥센이 산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8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에 2-9로 패한 뒤 "타격이 안 터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한다. 우리가 못 쳐서 졌다"고 패인을 지적했다.
넥센은 이날 LG 선발 신정락의 7이닝 10탈삼진 1실점 역투에 눌렸고, 단 2득점에 그쳤다. 신정락이 마운드를 지키는 7이닝 동안 넥센이 때려낸 안타는 유한준의 솔로포 포함 단 2안타뿐이었다.
신정락이 내려간 뒤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8회 서건창이 이동현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만회한 뒤 추가 득점은 없었다. 넥센은 허무하게 2차전을 내주고 3, 4차전을 치르러 적지 잠실로 향하게 됐다.
넥센의 방망이 침체가 심상치 않다. 양상문 LG 감독도 2차전을 앞두고 "넥센 타선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1차전 맞붙어본 느낌을 밝혔다. 양 감독의 느낌대로 LG는 최근 구위가 좋았던 신정락을 앞세워 넥센 공격을 무력화시키며 완승을 했다. 넥센은 2차전서 에이스 밴헤켄을 내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밴헤켄의 7.1이닝 10탈삼진 3실점(2자책) 호투도 타선의 부진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터져야 할' 선수들이 잠잠하다. 1차전에서 톱타자 서건창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4번타자 박병호는 3타수 1안타 1득점, 5번타자 강정호는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강정호가 안타를 치기는 했는데, 정규시즌만큼의 타격감은 아니었다"는 게 양 감독의 설명이다. 핵심 타자들의 떨어진 타격감은 2차전에서도 살아나지 않았다. 서건창이 4타수 1안타 1타점, 박병호가 4타수 무안타, 강정호가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정규시즌과 상반되는 성적이다. 세 선수는 올 시즌 각종 신기록 행진을 벌이면서 나란히 시즌 MVP 후보에 올랐다. 서건창은 201안타를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를 돌파했고, 박병호는 52홈런을 때려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 40홈런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가을 무대에서는 정규시즌의 폭발력이 보이지 않는다.
1차전에서는 넥센이 백업 선수들의 맹활약 덕분에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투수 교체를 비롯해 대타와 대주자 기용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두 번의 행운은 없었다. 넥센은 2차전에서 치열한 선발투수 대결 끝에 집중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7점 차로 패했다.
염 감독은 "안 맞는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인 이택근에 대해서는 "무안타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슬럼프에 빠진다. 빨리 잊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3차전에서도 넥센의 타순 변경은 없을 전망이다. 염 감독은 "흔들고 싶지 않다"면서 믿음을 보였다. 이제 '방망이'가 염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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