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는 수식어답게 경기는 팽팽한 접전이었고 승부차기로 운명이 갈렸다.
FC서울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FA컵 16강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2-2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양 팀은 지난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에서 만나 0-0으로 비긴 바 있다. 당시 경기 외에도 이날 FA컵 16강과 K리그 24라운드,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두 번 만나기로 되어 있어 계속 우열을 가려야 하는 두 팀이다.
예측대로 양 팀은 전반전 내내 눈치싸움을 벌였다. 서울이 11분 차두리의 슈팅으로 공격을 시도하자 포항도 19분 강수일의 슈팅으로 응수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포항이 공격 주도권을 잡았다. 박선주와 강수일의 슈팅이 연이어 나왔다. 악재도 있었다. 38분 중앙 수비수 김원일의 부상으로 김형일이 대신 나섰다. 서울은 전반 종료 직전 몰리나의 왼발 슈팅이 아쉽게 골문 위로 지나갔다.
후반, 포항이 먼저 웃었다. 11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김승대가 골문 안쪽으로 낮게 가로지르기를 했고 이광혁의 발 사이로 지나간 볼을 김형일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선제골을 내준 뒤 서울은 윤주태, 고광민 등 공격 자원들을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다. 포항도 한 골로는 부족한지 문창진과 김재성을 넣어 맞불을 놓았다.
서울의 결실은 45분에 맺어졌다. 김치우가 아크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을 윤주태가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주심의 종료 호각이 울리기 직전에 터져 더욱 드라마틱했다.
연장 전반을 무득점으로 끝낸 양 팀은 후반 또 멋진 드라마를 연출했다. 연장 후반 3분 포항 황지수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서울은 힘을 아끼며 한 방을 노렸다.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보여줬던 빠른 역습을 노린 것이다.
서울의 의도는 통했다. 8분 포항 김승대의 파울로 미드필드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을 빠르게 연결했고 고광민이 골망을 갈랐다. 딱 두 번의 패스가 골로 마무리됐다. 다급해진 포항은 총공세를 펼쳤다. 이번에는 포항이 종료 직전 김형일의 헤딩을 받은 강수일이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의 운명은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포항의 선축으로 시작한 승부차기의 희비는 2번 키커에서 엇갈렸다. 포항 김승대의 킥을 골키퍼 유상훈이 선방하며 서울이 2-1로 앞서갔다. 포항은 세 번째 키커 문창진의 킥이 왼쪽 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등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이후 서울의 키커가 모두 성공하며 기나긴 승부는 서울의 승리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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