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너 왜 그래?"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넥센 히어로즈 투수 이정훈 때문이다. 이정훈은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를 맞아 인사차 덕아웃에 들렀다.
그런데 이정훈의 오른팔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김 감독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이정훈은 "수술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정훈은 지난 6월 18일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투구 연습 도중 계속 통증을 느꼈고 팔꿈치 부상으로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김 감독은 이정훈에게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김 감독과 이정훈은 인연이 있다. 롯데에서 뛰고 있던 이정훈을 김 감독이 넥센 사령탑 시절 데려왔다. 지난 2010년 12월 20일 트레이드를 통해 이정훈은 롯데에서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당시 고원준(현 상무)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이정훈과 함께 박정준(현 NC 다이노스)이 넥센으로 가는 1대2 트레이드였다. 이정훈은 베테랑 투수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넥센 마운드에 힘을 실어줬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간계투로 활약한 이정훈은 140경기에 출전, 12승 9패 3세이브 26홀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다소 부진했다. 1군에서 7경기 출전에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12.27의 성적을 냈다. 부진 원인은 결국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이정훈에게 "마흔 살 넘어서도 계속해서 공을 던질거냐"며 "복귀해서 145km 이상을 던지는 게 아니냐?"고 농담을 건넸다. 이정훈도 "꼭 145km 이상 던지겠다"고 대답한 뒤 웃었다.
서로 농담을 주고 받았지만 김 감독은 이정훈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긴 하지만 베테랑 투수로서 겪어야 하는 고충을 김 감독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훈은 앞으로 긴 재활을 거쳐야 한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기간은 1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1977년생인 이정훈은 올해 37세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마운드 복귀를 위한 힘든 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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