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외국인 타자 영입은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변화다. 힘 좋은 외국인 타자의 활약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부분 구단에서 외국인 타자를 중심타선에 배치해 타선의 화력이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외국인 타자 영입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구단도 있다. 바로 SK다. SK는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때린 루크 스캇의 영입으로 화제를 모았다. 스캇은 지난해에도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1리 9홈런 40타점의 경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스캇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특히 부상으로 자주 이탈해 SK는 스캇의 빈자리를 메우기 바빴다. 그는 지난달 4월 22일 문학 NC전에서 주루 도중 상대 1루수 테임즈와 충돌해 왼 손목 부상을 당했다. 상태를 지켜보던 이만수 감독은 결국 지난 3일 스캇의 1군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13일 문학 두산전에서 복귀한 스캇은 보름 뒤인 28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또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번에는 왼쪽 옆구리 근육 염좌로, 재활에는 약 2주가 소요될 예정이다. 스캇은 앞서 4월 12일 엉덩이 통증으로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최정에 이어 스캇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SK는 두 명의 중심 타자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만수 감독은 "스캇에게 기대를 많이 걸었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부상이 너무 많고, 나이 때문에 배트 스피드도 느리다. 몸을 만들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2주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타 구단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하면 스캇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스캇은 올 시즌 SK가 치른 46경기 중 30경기에 출장했다. 9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출전 경기 수가 가장 적다.
타율 역시 2할8푼4리로 최하위다. 스캇과 LG 조쉬벨(2할8푼7리)을 제외한 7명의 외국인 타자들은 모두 타율 3할 이상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했던 시원한 '한 방' 능력도 부족하다. 스캇은 6홈런 15타점에 그쳤다. 홈런이나 타점보다는 출루에 신경을 쓰다 보니 이재원에 앞서 3번에 배치됐다.
넥센 로티노가 1홈런 12타점으로 스캇보다 성적이 저조했다. 로티노 역시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로티노는 포수와 좌익수, 1루수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티노의 만능 활약은 넥센에 적잖은 활력소가 됐다. 팀 기여도에서는 스캇보다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두산 칸투는 11홈런, 롯데 히메네스와 NC 테임즈, KIA 필은 나란히 10홈런을 때리며 홈런 경쟁에 뛰어들었다. 히메네스는 39타점으로 이 부문 공동 4위에 올라있다. 타 구단이 외국인 타자의 '플러스 효과'를 누리고 있는 사이, SK는 오히려 마이너스 전력에 울상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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