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히메네스, 마수걸이 홈런볼 찾았다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지난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시범경기서 햄스트링을 다쳐 시즌 개막 후 개점휴업 중이던 히메네스는 이날 1군 엔트리에 첫 등록하며 선발 출전했고, 연장 10회말 LG 정찬헌을 상대로 친 첫 안타를 끝내기 3점홈런으로 장식했다.

히메네스는 국내 데뷔전에서 의미있는 홈런을 쳤기 때문에 자신의 첫 홈런볼을 찾기를 원했다. 롯데 구단도 히메네스의 뜻을 존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을 통해 '히메네스의 홈런볼을 주운 관중을 찾는다'는 공고를 냈다.

구단의 노력은 빛을 봤다. 당시 히메네스의 홈런볼을 손에 넣은 팬이 이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경남 양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야구팬으로 여자친구와 함께 이날 사직구장을 찾았다가 히메네스의 홈런 타구를 잡는 행운을 누렸다.

히메네스는 답례의 표시로 당시 홈런을 쳤던 배트에 직접 사인을 해 홈런볼과 교환하기로 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오는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홈런볼과 배트를 교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시진 롯데 감독은 "야구공과 견줘 배트가 가격이 더 비싸다"며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히메네스에게도 LG전 끝내기 홈런은 무척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도 프로 데뷔 첫 승부터 현역 은퇴 전 마지막으로 승리투수가 된 경기까지 던진 공을 기념으로 보관했었다(김 감독은 현역 시절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를 거치며 통산 273경기에 나와 124승 7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이 집에 찾아왔을 때마다 하나씩 가져가버렸다"고 말하며 또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그나마 집에 남아있던 1승과 50승 기념구는 기증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승리 기념구는 현재 경북 경산시에 있는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 기념관에 보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