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인프라 확충, 프로화 추진 등 각종 정책과 투자로 발전을 거듭하던 핸드볼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법원은 지난 27일 SK그룹 최태원(54)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펀드 출자금 선지급금 명목으로 SK그룹 계열사 자금 46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직에서 자동적으로 물러나게 된다.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가맹단체규정 제14조(임원의 결격 사유)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의 경우 가맹단체 임원이 불가능하다. 그동안 최 회장은 핸드볼협회장 직무만 정지된 상태였다. 하지만, 최종 실형이 확정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또 규정 제12조(회장의 선출) 제4항(회장의 공석)에는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의 경우 60일 이내에 총회를 열어 새 회장을 선출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장 최 회장의 공석으로 핸드볼협회는 위기에 놓이게 됐다. 최 회장은 2008년 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뒤 핸드볼계의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섰다. 숙원이던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마련하고 국가대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실업팀을 창단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을 펼쳐왔다.
종종 대표팀의 국제대회에도 직접 찾아가 격려를 하기도 했다. 런던 올림픽도 현장에서 관전하며 응원을 하는 열성을 보였다.
하지만, 최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서 핸드볼의 모든 정책은 올스톱하게 됐다. 핸드볼협회는 실업리그의 프로화 등 관련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올해는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아시아권 국가들의 추격이 거세 핸드볼대표팀의 경쟁력 향상이 숙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영향력 있는 회장이 물러남으로써 험난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선 감독들은 최 회장 건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 팀의 감독은 "SK가 핸드볼에 적극 투자를 하면서 전체적인 인식도 좋아졌고 핸드볼을 하려는 선수들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솔직히 지원이 꺾일까 걱정된다"라고 전했다.
한 핸드볼 관계자는 "SK의 선택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봐야 한다. 새로운 회장 후보를 내세우기를 바라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만약 지원을 중단하면 다른 기업에서 맡아주기를 바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SK가 해왔던 것들이 있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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