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4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 보조구장, 2014 여자실업핸드볼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드래프트는 내년 핸드볼 프로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한핸드볼협회에서 지난해부터 시행한 제도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프로 스포츠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실업핸드볼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전력 평준화와 선수들의 진로를 열어주기 위한 의미가 숨어있는 드래프트다. 이전에는 자유계약으로 신인을 선발했지만 모기업이 있는 기업팀과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선수를 영입할 때 드는 스카우트 비용을 줄이자는 의식도 깔려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는 34명 중 28명이 지명받아 80%가 넘는 취업률을 보였다.
드래프트 도입에 따라 1라운드 1~4순위 지명선수는 5년에 7천만원의 계약금으로 계약한다. 5~8순위는 5천만원, 2라운드 1~4순위 3천만원, 5~8라운드 2천만원, 3라운드 1천만원, 4라운드 이후부터는 자유 계약금이다. 기본적으로는 최저 연봉 2천400만원이 보장된다.
이날 드래프트에는 총 30명이 신청했다. 이 중 2명의 대학생을 제외한 28명이 모두 고교 졸업 예정자다. 이들에게는 수능을 치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대학팀으로 가도 되겠지만 저변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실업팀 입단이 꿈의 문을 열어젖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선수, 학부모 등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드래프트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팀은 1라운드 1순위 1명, 2순위 1명을 의무 지명해야 한다. 특정 팀이 포기를 하게 될 경우 8명이 지명될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한다. 2013 SK핸드볼코리아리그 최종순위의 역순으로 지명권이 주어졌다.
1순위 지명권을 가진 광주도시개발공사가 지명권을 포기하면서 기회는 컬러풀 대구(대구시청)에게 주어졌다. 대구시청은 센터백 최수지(18, 인천비즈니스고)를 선발했다. 최수지는 161㎝의 단신이지만 2012, 2013년 30경기에 나와 107득점을 해내며 득점력을 과시한 유망주다. 볼 배급과 1대1 돌파력이 좋아 득점력이 떨어지는 대구시청에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수지는 너무나 놀란 듯 "저를 뽑아줘서 너무나 감사하다. 대구시청에서 같이 운동하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라고 얼떨떨하면서 기쁜 반응을 보였다.
이 외에 경남도시개발공사가 신민지(18, 마산무학여고), 서울시청이 이한솔(18, 의정부여고), 이지은(18, 의정부여고)을, SK슈가글라이더즈가 김혜진(18, 정읍여고), 이수연(22, 한국체대)을, 인천시체육회가 김희진(18, 천안공고), 삼척시청이 김상미(18, 인천비즈니스고)를 1라운드에서 선발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총 19명이 지명돼 63%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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